2023~24 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를 앞둔 6개 팀 사령탑들이 저마다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우승을 직접적으로 외치기보다는 저마다 발톱을 숨긴 채 파이널(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목표를 두는 모습이었는데, 대신 당장 6강 PO를 치르는 팀들은 3차전 셧아웃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원주 DB를 비롯해 창원 LG·수원 KT·서울 SK·부산 KCC·울산 현대모비스(정규리그 순위 순) 감독과 대표 선수들은 2일 서울 올림픽파크텔 올림피아홀에서 열린 프로농구 PO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PO 각오 등을 밝혔다. 프로농구 6강 PO는 오는 4일 정규리그 4위 SK와 5위 KCC, 다음날 3위 KT와 6위 현대모비스의 5전 3승제 맞대결로 막이 오른다. 4강 PO는 DB와 SK-KCC전 승리팀, LG와 KT-현대모비스전 승리팀이 격돌하고, 대망의 챔피언 결정전은 오는 27일부터 7전 4승제로 펼쳐진다.
정규리그 1·2위에 올라 4강 PO에 직행한 두 사령탑들은 6강 PO 경기들을 지켜보면서 차분하게 4강 PO 맞대결을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주성 DB 감독은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해준 덕분에 정규시즌을 잘 치렀다. 이제 PO가 남았는데, 이 또한 선수들이 잘 이겨내고 즐거운 플레이로, 좋은 성적을 낼 거라고 본다. 준비도 잘하고, 또 잘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SK 또는 KCC와 4강 PO에서 만나는 김 감독은 “사실 두 팀 모두 시즌 전부터 우승후보로 거론됐던 팀들이다. 어떤 팀이 (4강 PO에) 올라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좋은 팀들이다. 어떤 팀을 꼽을 수는 없을 것 같다”면서도 “바람이 있다면 두 팀이 5차전까지 연장을 치르면서 PO 최다 연장 기록을 세워줬으면 좋겠다. 어쨌든 큰 부상 없이 풀 전력으로 좋은 플레이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상현 LG 감독은 “작년엔 PO에서 아쉬움이 많았다.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는 선수들과 훈련량을 많이 가져갔고, 고민도 많이 했다”며 “선수들이 열심히 해준 덕분에 정규리그에서 좋은 결과(2위)를 받았다. PO에선 작년 아쉬움을 뒤로하고, KT와 모비스의 6강 PO 경기를 보면서 최선을 다해 준비해 파이널에 가겠다”고 다짐했다.
조 감독 역시 “어제(1일) 시상식에서 두 감독에게 ‘2차 연장까지, 5차전까지 다 치르고 올라오라고 했다”며 웃어 보였다. LG는 KT-모비스의 6강 PO 승리팀과 격돌한다. 조 감독은 “진심으로 얘기한 거다. 두 팀이 워낙 좋은 팀이다. 6강 PO 영상을 보면서 최선을 다해 준비해 맞이하겠다”고 했다.
6강 PO 맞대결을 앞둔 감독들은 저마다 3연승 셧아웃을 통해 4강 PO에 오르겠다는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 체력적인 부담을 고려할 때 3차전에서 끝내야 4강 PO에서 승부를 볼 수 있을 거라는 분석이다.
송영진 KT 감독은 “초보 감독인 만큼 열정과 의지를 더욱 강하게 해야 한다. 허훈 등 선수단과 호흡해서, 두 쌍둥이 감독님을 이기고 챔피언전을 가도록 하겠다”며 “6강 PO는 3-1 정도 예상하는데, 제 바람은 3-0으로 끝냈으면 좋겠다. (허)훈이가 자신 있다고 하니까 그거 믿고 가겠다”고 말했다. 조동현 감독의 모비스와 격돌하는 KT는 4강 PO에 오르면 조상현 감독이 이끄는 LG와 격돌한다.
이에 질세라 조동현 모비스 감독도 “저 역시 3-0으로 가겠다. 조상현 감독한테 전화가 왔는데, 연장 5번까지 하고 왔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그건 못 들어주겠다. 3-0으로 끝내고 올라가겠다”며 웃었다. 조 감독은 “올 시즌 모든 팀이 부상이라는 이슈로 다 힘든 시즌을 보냈다. 우리도 마찬가지였는데, 다행히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서 막차로 PO에 진출했다. 힘들게 진출한 만큼 더 활동적이고 공격적인 모습, 모비스다운 모습으로 정상에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KCC와 맞대결을 앞둔 전희철 SK 감독은 “부상 중이던 많은 선수들이 돌아왔다. 꼭 이기고 (4강 PO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넘어야 할 산들이 너무 많은데 빨리 끝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옆에 계신 전창진 감독님께 시원하게 도전 한번 해보겠다”며 “3차전 셧아웃으로 끝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시즌 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도 5위에 처졌던 전창진 감독은 “초라하게 5위를 했다. 나 자신도 창피하고 팬들한테도 미안하다. 구단에도 정말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창피한 부분이 많다”며 반성부터 했다.
이어 전 감독은 “PO 5위 팀이 우승한다는 건 가능성이 희박하다. 5위 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나부터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PO에선 이기적이기보다 이타적으로 하고, 불만보다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한다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