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24 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 미디어데이에 나선 선수들이 재치 있는 입담을 펼쳤다. 사전에 요청받은 ‘6자 출사표’에도 여러 의미를 담아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프로농구 6강 PO를 앞둔 원주 DB와 창원 LG·수원 KT·서울 SK·부산 KCC·울산 현대모비스 구단 감독과 대표 선수들은 2일 서울 올림픽파크텔 올림피아홀에서 열린 PO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PO를 앞둔 각오를 밝혔다.
선수들에게는 공통적으로 ‘6자 출사표’ 질문이 주어졌다. 6글자로 6강 PO를 앞둔 각오를 밝혀 달라는 요청이었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이우석(모비스)은 “기다려 조상현”을 외치며 웃어 보였다. 정규리그 6위 모비스는 3위 KT와 격돌하는데, 만약 KT를 이기면 4강 PO에서 조상현 감독이 이끄는 LG와 격돌한다. 이우석은 “긴말이 필요 없다”며 “(KT에 이어) LG를 꺾고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허웅(KCC)은 “최준용 미쳤다”를 6자 출사표로 내걸었다. 그는 “(최)준용이가 SK에서 FA로 KCC로 온 만큼 많은 팬분들이 관심을 갖고 계신다”며 “PO는 좋은 의미로 ‘미친 선수’가 나와야 잘 풀리는 거 같다. 준용이가 좋은 의미로 미쳤으면 하는 바람에 ‘최준용 미쳤다’로 준비해 봤다”고 웃어 보였다.
SK 오재현은 “창으로 방패로”를 외쳤다. 시즌 내내 이어졌던 SK의 농구를 압축한 표현이었다. 그는 “시즌 초반에는 창으로 SK 농구를 보여줬다. 부상 선수가 많이 나온 상황에서는 방패로 SK 농구를 보여줬다”며 “PO에서는 부상 선수가 많이 돌아온다. 이제는 창과 방패를 다 보여주면서 우승까지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허훈(KT)은 형 허웅의 출사표에 힌트를 얻은 듯 “문성곤 미쳤다”를 6자 출사표로 설명했다. 허훈은 “(문)성곤이 형이 FA로 KT에 오게 됐다. 유일하게 PO에서 우승을 해본 선수”라며 “성곤이 형이 미치면 저희 팀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문성곤 미쳤다’를 택했다”를 설명했다.
사령탑을 치켜세운 출사표도 있었다. “1옵션 조상현”을 외친 양홍석(LG)이었다. 그는 “아셈 마레이를 비롯해 훌륭한 선수들이 있지만, 저희가 생각하는 1옵션은 감독님”이라며 “감독님과 함께 봄농구에서 우승할 예정”이라고 했다. 옆에 앉아 있던 조상현 감독도 웃음을 지었다. 앞서 이우석이 “기다려 조상현”을 6자 출사표로 밝힌 것에 대한 답은 “올라와 조동현”이었다.
정규리그 1위를 달성한 DB의 강상재는 앞선 선수들과 비교해 여유가 넘쳤다. “DB폼 미쳤다”를 6자 출사표로 제시한 강상재는 “시즌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완벽한 폼, 완벽한 경기력으로 정규리그를 압도적으로 우승했다”며 “PO에선 특정 선수가 미치기보다 모두가 미칠 준비가 됐다”고 자신했다.
정규리그 1~6위가 출전하는 프로농구 PO는 오는 4일 SK(4위)와 KCC(5위), 5일 KT(3위)와 모비스(6위)가 5전 3승제로 격돌하는 6강 PO부터 시작된다. 이후 DB(1위)와 SK-KCC전 승리팀이 15일부터, LG(2위)와 KT-모비스전 승리팀이 16일부터 역시 5전 3승제로 격돌한다. 대망의 챔피언결정전은 오는 27일부터 7전 4승제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