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하는 지난 1일 1군 엔트리에서 이름이 빠졌다. 성적이 심각했다. 3경기, 평균자책점이 8.10(3과 3분의 1이닝 10피안타 4실점)에 이른다. 피안타율이 0.476, 이닝당 출루허용(WHIP)도 3.90으로 낙제 수준이었다. 엔트리 말소 전 마지막 등판인 지난달 31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선 1이닝 4피안타 1볼넷 2실점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2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 앞서 이영하에 대해 "선발로 준비하고 시범경기(4경기,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4.50)까진 좋았는데 구원으로 가면서 의기소침한 건지 모르겠는데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이영하는 시범경기 중반까진 선발 로테이션 경쟁을 했다. 하지만 지난달 15일을 기점으로 보직이 불펜으로 확정됐다. 이영하의 쓰임새를 고민한 이승엽 감독은 라울 알칸타라와 브랜든 와델·곽빈·최원준·김동주로 5인 선발진을 꾸렸다. 시범경기에서 안정적으로 활약(2경기,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1.13)한 3년 차 김동주가 경쟁에서 앞섰다. 이 감독은 "이영하는 선발 투수와 마무리 투수 등 어떤 보직이든 맡을 수 있다"며 폭넓은 경험을 높게 평가했는데 시즌 뒤 그의 모습은 기대 이하였다.
이승엽 감독은 "적은 이닝을 많은 공(이닝당 투구 수 28.2개)으로 던지다 보니까 (마운드를) 운영하는 데 힘든 게 있다"며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다. (이영하는) 이번 주 목요일(4일) 퓨처스리그(2군)에서 선발로 등판한다"고 공언했다. 다만 선발로 나선다고 해서 보직을 다시 바꾸는 건 아니다. 이 감독은 "선발로 올 수 있다"고 하면서도 "(이영하는) 긴 이닝도, 짧은 이닝도 가능하다. 선발로 준비했다가 팀 사정을 보고 조금 부족한 곳으로 들어가야 할 거 같다. 선발이든 구원이든 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