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2)이 다음 시즌 토트넘 주장 완장을 차고 ‘별들의 전쟁’에 나설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4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애스턴 빌라가 주춤하고 있는 덕분이다. 이달 말부터 예정된 지옥의 3연전 고비만 잘 넘기면, 토트넘은 두 시즌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복귀를 노려볼 수 있다.
애스턴 빌라가 6일(한국시간) 브렌트포드와의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에서 무승부에 그친 건 토트넘 입장에선 더없이 반가운 ‘희소식’이 됐다. 이날 애스턴 빌라는 먼저 2골을 넣고도 내리 3골을 실점한 뒤, 가까스로 동점골을 넣어 브렌트포드와 3-3으로 비겼다. 안방에서 하위권 팀인 브렌트포드를 상대로 승점 1 획득에 그친 것이다.
이날 무승부로 애스턴 빌라는 승점 60(18승 6무 8패) 고지에 올라 5위 토트넘(승점 57)과 격차는 3점으로 조금 더 벌어졌다. 다만 토트넘은 애스턴 빌라보다 2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다. 그런데도 애스턴 빌라와 승점이 3점 차고, 득실차에선 이미 1골 앞서 있는 상태다. 덜 치른 2경기를 통해 승점 동률만 이뤄내도 토트넘의 4위 재진입이 가능하다.
애스턴 빌라가 최근 뚜렷하게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은 토트넘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다. 실제 애스턴 빌라는 지난 2~3월 3연승을 달린 뒤 최근 5경기에선 단 1승(2무 2패)에 그치고 있다. 애스턴 빌라가 좀처럼 달아나지 못하는 사이 토트넘이 4위 자리를 노리는 형국이다.
만약 토트넘이 애스턴 빌라를 4위에 오르면 2024~25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획득할 수 있다. 지난 2022~23시즌 이후 두 시즌만의 유럽 최고의 무대 복귀가 눈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EPL에서 8위에 머무르며 UEFA가 주관하는 어떠한 클럽대항전에도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 4위 진입을 통해 UEFA 주관 최상위 대회인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토트넘이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면,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차고 별들의 전쟁 무대를 누빌 수 있다.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의 이적 등 적잖은 전력 누수 속 주장 역할까지 맡은 손흥민은 팀 내 최다골과 최다 공격 포인트뿐만 아니라 주장으로서 팀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주장 부임 첫 시즌 만에 토트넘이 챔피언스리그 무대로 복귀하는 의미는 그만큼 더 값질 수 있다.
물론 고비는 있다. 이달 28일 아스널, 내달 3일 첼시(원정), 6일 리버풀(원정)로 이어지는 3연전이다. 현지 매체 풋볼런던이 ‘악몽의 시나리오’라고 표현한 그야말로 죽음의 일정이다. 애스턴 빌라를 제치고 4위에 오르더라도 이 3연전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다시 순위에서 밀려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맨체스터 시티전 역시 부담스러운 일정이다.
강팀들과의 남은 일정 고비들을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토트넘의 ‘별들의 전쟁’ 복귀 가능성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축구 통계 업체 옵타는 토트넘이 4위에 오를 확률은 54.7%로, 애스턴 빌라는 43.8%로 각각 내다봤다. 그동안 토트넘이 EPL 5위에 머무를 거라는 전망이 더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역전이다. 그만큼 여러 정황상 토트넘의 챔피언스리그 복귀가 현실로 이뤄질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