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혁은 지난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 경기에서 4-4로 맞성 9회 말, 만루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팀의 8-4 승리를 이끌었다.
구본혁의 통산 첫 만루 홈런이자, KBO리그 역대 23번째 끝내기 만루 홈런이었다. LG 타자로선 6번째. 특히 LG 토종 타자가 끝내기 만루포를 쏘아 올린 건 1993년 최훈재 이후 31년 만이다.
하지만 이 역사적인 만루 홈런이 3타점으로 끝날 뻔했다. 1루 주자 김현종이 홈을 밟지 않은 것. 홈으로 들어온 김현종은 홈 플레이트 대신 끝내기 주인공 구본혁을 맞기 위해 동료들과 합류했다. 다행히 아무도 보지 못했지만, 만약 누의 공과가 인정됐다면, 김현종의 득점은 취소될 뻔했다. 1사 상황이라 구본혁의 득점은 인정된다. 만루 홈런이 3점으로 바뀔 수 있었다.
끝내기는 끝내기. LG의 승리에는 영향이 없었다. 3루 주자 홍창기가 정확히 홈을 밟아 그의 끝내기 득점은 인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 중이나 2점 이상의 점수가 필요했던 순간이라면 아찔했던 순간이었다.
2024년 신인의 실수, 감독은 그를 혼내지는 않았을까. 이튿날(7일) 만난 염경엽 LG 감독은 해당 이야기를 듣고는 "그랬어요?"라며 놀랐다. 워낙 정신없었던 순간, 이미 끝내기가 확정된 순간이라 크게 신경쓰지 못한 듯했다. 그는 "더그아웃에서는 (선수들에게 가려) 볼 수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염 감독은 구본혁의 만루 홈런을 설명하면서 "(구)본혁이와 (김)현종이가 빠른 볼 훈련을 엄청 열심히 한다. 훈련 2시간 전부터 나와 훈련한다. 그 선수들은 지금 스프링캠프 일정을 계속 하고 있는 거다"라면서 그들의 노력을 강조했다.
구본혁의 만루 홈런 덕분에 LG는 투수들을 아낄 수 있었다. 5일 연장전에 이어 6일까지 연장에 갔다면 불펜 출혈이 클 수밖에 없었다. 염경엽 감독은 "어제도 연장 갔다면 정말 힘들었을 거다. 선수들이 연투가 있기 때문에 오늘(7일) 경기에 대부분 휴식을 줬어야 했을텐데 어제 만루 홈런 덕분에 투수들을 아꼈다"라며 구본혁에게 고마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