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가 14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5대 7로 패하며 6연패에 빠진 롯데 선수들 경기 후 아쉬워하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4.04.14/
추격만 한다. 롯데 자이언츠가 헛심만 쓰는 이유는 결국 승부처 집중력 저하 탓이다.
롯데는 지난 14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5-7로 패했다. 선발 투수 나균안이 4이닝도 채우지 못했고, 타선은 경기 중반 승부처에서 번번이 득점 기회를 놓쳤다. 롯데는 지난주 치른 삼성 라이온즈와의 3연전, 키움 3연전에서 모두 패했다. 시즌 전적 4승 14패를 기록, 승률 0.222로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롯데는 이 경기에서 몇 번이나 기세를 잡을 기회가 있었다. 상대 선발 투수는 신인 좌완 손현기. 구위는 좋지만 제구력은 따라주지 않는 투수였다. 2회 초, 전준우와 정훈이 연속 볼넷으로 출루했고, 1사 뒤 이학주가 볼넷을 얻어내며 만루를 만들었지만, 김민성이 내야 뜬공, 유강남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나마 손현기 상대로는 4회 초 2점을 내며 추격했지만, 6회 더 답답한 장면이 나왔다. 1사 뒤 상대 야수 실책과 볼넷, 야수 선택으로 만든 만루 기회에서 유강남이 6(유격수) 4(2루수) 3(1루수) 병살타로 물러났다. 2-5로 지고 있던 5회 말 2점을 더 내준 뒤 바로 추격을 해야 경기 후반 동점이나 역전을 노려볼 수 있었지만, 5점 밀린 채 8회를 맞이했다.
롯데는 키움 2년 차 투수 윤석원과 주승우를 상대한 8회 초 공격에서 2점을 추격했고, 9회도 2사 1루에서 최항이 문성현을 상대로 적시 2루타를 치며 2점 차까지 추격했지만, 이어진 2사 1·3루에서 주자 손호영이 도루에 실패하며 그대로 패했다.
2024 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가 14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6회초 1사 만루 김재웅이 유강남을 병살로 처리하며 기뻐하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4.04.14/
스코어만 보면 접전 승부였던 것 같지만, 경기 내내 끌려가고 분위기를 바꿀 기회를 놓친 졸전이었다.
이런 경기가 꽤 많다. 지난달 24일 SSG 랜더스와의 개막 2연전 2차전에서도 0-6, 6점 차로 맞이한 9회 초 공격에서 빅이닝을 만들며 6-6 동점을 만들었지만,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패했다. 3월 31일 NC 다이노스전에서도 5회까지 0-5으로 지고 있다가 6·7회 동점을 만들었고, 다시 8회 수비에서 2점을 내준 뒤 8회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불펜진이 또 연장 11회 1점을 내주며 7-8로 패했다.
불펜 난조만큼 초반 기세 싸움에서 득점을 하지 못해 주도적으로 경기를 끌고 가지 못하는 점이 문제다. 상대는 점수 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거나 패전조 투수를 쓰기 때문에 '추격'을 한 자체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6연패째를 당한 14일 키움전도 6회까지 수 많은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게 가장 큰 패인이었다. 롯데는 15일 기준으로 1~3회 타점(14개)이 10개 구단 중 가장 적고, 출루율(0.294)도 가장 낮다.
현재 롯데의 공격력을 고려하면, 1·2회라도 희생번트 작전으로 '1점 짜내기' 공격을 지향해야 할 것 같다. 그만큼 득점 응집력, 승부처 집중력이 부족하다. 사실 지난 시즌에도 비슷한 경기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