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은 오는 17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아랍에미리트(UAE)와 격돌한다.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하는 대회다.
한국은 UAE전을 시작으로 중국(19일) 일본(22일)과 차례로 격돌한다. 조 1·2위가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8강에선 카타르·호주 등이 속한 A조 팀들과 격돌한다. 적어도 4강에는 올라야 올림픽을 바라볼 수 있다. 대회 3위 안에 들어야 올림픽 본선에 직행하고, 4위는 기니와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2년 전처럼 8강에서 탈락하면 올림픽 출전 자체가 무산된다.
조별리그 통과를 위해선 UAE·중국으로 이어지는 첫 2경기를 잘 치러야 한다. 그래야 최종전 한일전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특히 첫 경기인 UAE전부터 꼬이면 올림픽으로 향하는 여정 자체가 험난해진다. 팀 분위기를 좌우하는 첫 경기 중요성을 고려하면 UAE전 승리는 필수적이다.
물론 만만치 않은 상대다. UAE는 12년 만의 올림픽 출전에 도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마르셀로 브롤리(우루과이)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지난해 우루과이를 사상 첫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정상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사령탑이다. 지난달 한국이 정상에 올랐던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U-23 챔피언십에선 최하위에 머물렀으나 친선대회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긴 어렵다.
황선홍호 역시 믿는 구석이 있다. ‘UAE 킬러’ 안재준(23·부천FC)의 존재다. 안재준은 최근 열린 UAE와의 두 차례 친선경기에서 모두 결승골을 넣었다. 2022년 UAE 두바이에서 열린 친선경기, 지난해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도하컵 친선대회 모두 UAE 골망을 흔들었다.
더구나 한국은 양현준(셀틱)에 이어 배준호(스토크 시티)도 소속팀 반대로 차출이 무산되면서 공격력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세간의 우려를 지우기 위해선 결국 기존 공격 자원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측면과 최전방을 오가는 안재준의 ‘한 방’은 그래서 더 중요하다.
황선홍 감독의 축구를 누구보다 잘 안다는 장점도 있다. 안재준은 황선홍 감독이 아시안게임(AG) 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을 모두 이끌 당시 두 팀을 오갔다. 2살 어린데도 항저우 AG 최종 엔트리에 승선했고, 전 경기(7경기)에 출전해 2골을 넣으며 금메달 획득에 힘을 보탰다. AG 이후 올림픽 최종예선 엔트리에도 승선한 건 그만큼 황 감독의 신임이 두텁다는 뜻이기도 하다.
안재준은 이영준(김천 상무)과 최전방 공격수 경합을 펼치거나 양현준이 빠진 측면에 포진해 공격을 이끌 전망이다. 첫 경기부터 UAE 킬러로서의 면모를 또 한 번 과시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대표팀 입장에서도 유럽파 차출 무산을 둘러싼 우려들을 지우고, 파리를 향한 여정에 커다란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