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의 재고자산 증가율이 둔화됐지만 현대자동차의 재고자산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공시자료를 통해 전년도와 현황을 비교할 수 있는 274개사의 재고자산 변동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작년 말 재고자산은 총 179조5968억원으로 전년(179조459억원) 대비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들 기업의 재고 규모는 2021년 135조315억원에서 이듬해 크게 뛰어오른 바 있다. 분석에 활용한 재고 범위는 상품, 제품, 반제품, 재공품(제조 중인 제품)의 재고자산이며 원재료와 저장품은 재고로 포함하지 않았다.
그러나 자동차 및 부품업의 재고는 대폭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현대차의 재고재산은 31.1% 증가했다. 현대차의 2023년 재고자산은 전년 대비 2조6725억원 증가한 11조2628억원으로 조사됐다. 기아도 전년 대비 1조9573억원 늘어난 8조3419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전기차 성장 둔화와 경기침체 장기화 여파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재고자산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어 조선 및 기계설비 업종이 전년보다 6754억원(16.1%) 증가한 4조8588억원, 지주사가 2487억원(3.3%) 늘어난 2조4876억원, 통신이 2215억원(26.9%) 증가한 2조2149억원 등 순이었다.
중국 업계의 설비 신증설 영향으로 공급과잉에 시달린 석유화학은 가동률 조절로 재고 줄이기에 나선 결과, 지난해 말 재고 규모가 29조3176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9383억원(9.1%) 감소했다.
IT전기전자 업종도 2022년 말 51조1917억원이던 재고가 작년 말 51조288억원으로 1623억원(0.3%) 줄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삼성전자의 재고는 작년 말 기준 36조7514억원으로 전년 대비 6417억원 늘었으나 증가율은 1.8%로 소폭이었고, SK하이닉스는 2400억원(6.2%) 감소한 3조6021억원을 기록했다.
전기차의 성장세 둔화로 이차전지 업체들이 속도를 조절하면서 재고재산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말 이 업종의 재고자산은 전년 대비 6727억원(7.2%) 줄어든 8조6022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업계 1위인 LG에너지솔루션은 이 기간 재고를 1조666억원(24.2%)이나 줄였다. LG그룹은 경기침체로 인해 전사적으로 재고를 줄이는 노력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