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주장’ 손흥민이 북런던 더비에서의 패배를 반성하면서 더 나아갈 것이라 목소리를 높였다.
손흥민은 지난 2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 EPL 35라운드 아스널전에 선발 출전, 풀타임 소화했으나 팀의 2-3 패배를 막지 못했다. 토트넘은 이날 패배로 리그 2연패, 4위 애스턴 빌라(승점 67)와의 격차는 7까지 벌어졌다. 빌라의 잔여 경기는 3경기, 토트넘은 5경기인 것이 위안이다.
사실 승부는 전반 45분 만에 크게 기울었다. 원정팀 아스널은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의 자책골을 시작으로 부카요 사카·카이 하베르츠의 연속 골에 힘입어 3골 차로 달아난 채 전반을 마쳤다. 전반 점유을은 토트넘이 70%대로 크게 앞섰고, 슈팅 수에서도 밀리지 않았지만 결정적인 찬스를 마무리하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헤더는 골대를 강타하고, 손흥민의 일대일 찬스는 허공을 가르는 등 불운까지 겹쳤다.
토트넘은 전열을 가다듬은 후반전에선 나은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후반 19분 로메로가 최전방까지 압박한 뒤 상대 골키퍼 다비드 라야의 패스 실수를 놓치지 않고 만회 득점에 성공했다.
이 시점 왼쪽 윙으로 자리를 옮긴 손흥민은 전반보다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손흥민은 후반 42분 벤 데이비스가 얻어낸 페널티킥(PK) 기회에서 왼쪽으로 강하게 차 넣어 1골 차 승부를 만들기도 했다. 손흥민의 시즌 16호 골. 토트넘은 추가시간 막바지 반전을 노렸으나, 아쉽게도 극장을 만드는 데엔 실패했다.
손흥민은 경기 뒤 구단을 통해 “모두가 한 발 더 띄었고,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런 모습이 습관이 돼선 안 된다. 전반에 더 잘해야 한다”라고 쓴소리를 남겼다. 이어 “우리는 다 큰 어른이고, 오늘 교훈을 얻고 앞으로 더 나아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국 매체 90min은 이날 손흥민에게 평점 7을 주며 “전반에 더 많은 근거리 슈팅 기회를 만들어야 했다”라면서도 “히샤를리송이 투입되고 윙으로 돌아와서 더 편안해 보였다”라고 평했다. 통계 매체 폿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7.5점을 받았는데, 이는 만회 득점을 올린 로메로(7.7점)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이었다.
한편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경기 뒤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우리는 너무 쉽게 골을 허용했다. 전반에 3~4번 골문을 열어줬고, 3골을 실점했다. 이 수준에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고개를 떨궜다.
4위 싸움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인 토트넘은 약 2주 만의 경기에서 라이벌에 패하는 아픔을 맛 봤다. 향후엔 첼시·리버풀·번리·맨체스터 시티로 이어지는 험난한 일정을 앞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