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30주년을 맞은 가수 조관우가 ‘Y2K’ 열풍 등 2000년대 전후 사랑받던 음악풍이 소환되는 현 대중가요 트렌드 관련, 아날로그 세대로서의 음악적 소신을 전했다.
조관우는 오는 5월 11일 오후 5시 서울 명화라이브홀에서 30주년 콘서트 ‘더 메모리즈’를 개최하고 팬들 앞에 선다. 공연 준비에 한창인 4월 어느 날, 일산의 한 카페에서 일간스포츠와 만난 조관우는 “음악의 변천사를 알기 위해선 90년대 음악에 해답이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조관우는 “예전엔 음악이 크게 분류되지 않았는데 요즘은 음악 용어도 워낙 다양하고, 생소한 단어도 많더라”며 “그런데 사실 음악은 아날로그 시대부터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조관우는 “CD가 없던 LP 시절에 1집이 나왔고, 이후 2집 때 바로 CD로 디지털화됐다. 과도기 시절이었다. 음악 작업이 디지털화되면서 본인이 (음악적으로)표현하고 싶은 것을 계속 넣을 수 있으니 제대로 표현은 되는데, 아날로그 땐 콤팩트하진 않지만 그 자체가 본래의 소리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느 것이 정답인진 모르겠다. 현재의 음악도 존중하지만, 어쩌면, 과거로 돌아갈수록 음악의 진심에 가까워지는 게 아닌가 싶다. 음악의 ‘진짜’는 거기(아날로그 시대)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음악의 변천사를 알고 싶다면 90년대 음악에 해답이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콘서트의 부제 ‘관우에게 광호가’는 조관우로 데뷔하기 전 언더 그라운드 싱어로 활동했던 그의 본명 조광호를 소환한다는 의미다. 그는 “28년 동안 광호로 인생을 살아왔고, 언더 그라운드에서 음악을 해왔다. 그때 당시의 음악이 그립기도 했고, 그 때 형들에게 배운 음악이 조관우의 30년을 지탱해 준 밑거름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90년대엔 그렇게 작업했는데 2000년대로 넘어가며 음악 작업이 너무 쉬워졌다. 음악을 그릴 수 있고, 찍을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적당히 불러도 디지털로 보정이 가능하다 보니 음악에 대한 나태함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면서 “조광호 때의 정신을 좀 가져와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조관우는 이번 콘서트에서 대표곡 ‘늪’을 비롯한 수많은 히트곡으로 엄선된 세트리스트를 구성, 관객들에게 최고의 순간을 선물한다는 각오다. 본명 조광호로 발매된 LP음반에 수록된 곡도 선곡했으며, 당시 애창곡이었던 올드팝송도 선보일 예정이다.
조관우 30주년 콘서트 ‘더 메모리즈-관우에게 광호가’는 오는 5월 11일 오후 5시 서울 명화라이브홀에서 열린다.
조관우는 1994년 1집 앨범 ‘마이 퍼스트 스토리’로 데뷔, ‘늪’, ‘겨울 이야기’, ‘님은 먼 곳에’, ‘꽃밭에서’ 등 다수의 곡으로 사랑 받았다. 팔세토 창법의 1인자로 평가받고 있는 그는 미성과 가성을 넘나드는 독특한 음색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