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김'도 한화 이글스를 바꾸지 못했다. 네 번째 '김', 김경문 감독은 한화를 일으킬 수 있을까.
한화 이글스는 제14대 감독으로 김경문 감독을 선임했다. 계약규모는 3년간(2024~2026년) 계약금 5억원, 연봉 15억원 등 총 20억원이다. 한화는 "풍부한 경험과 경륜을 갖춘 김경문 감독이 팀을 성장시키는 데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선임 이유를 전했다.
김 감독은 지난달 27일 자진사퇴한 최원호 전 감독의 후임이다. 공교롭게도 한화는 최원호 감독의 도중 사퇴로 2017년 5월 김성근 전 감독, 2020년 6월 한용덕 전 감독, 2023년 5월 수베로 감독에 이어 4명 연속 사령탑이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는 수모를 이어갔다.
위기의 한화, '베테랑' 김경문 감독은 소방수가 될 수 있을까. 김경문 감독은 지도자로 통산 896승을 거둔 인물이다. 2004년 두산 베어스 감독에 올라 2011년까지 팀을 이끌며 포스트시즌(PS) 진출 6회를 이뤘고, 2012년 NC 다이노스의 초대 감독으로서 현장에 복귀, 2014년부터 다시 4년 연속 PS에 올랐다. 한국시리즈(KS)에도 총 네 차례 올랐다. 국가대표 감독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이끈 경력도 있다. 김응용, 김인식, 김성근 감독과 더불어 2000년대를 주름잡았던 명장 중 한 명이다.
공교롭게도 한화는 이 네 명의 감독을 모두 선임한 구단이기도 하다. 김인식 감독이 한화의 7대 사령탑으로 2005시즌부터 2009년까지 팀을 이끌었고, 김응용 감독이 9대 사령탑으로 2013시즌부터 2014시즌까지 두 시즌을 이끌었다. 이후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2017년 5월까지 한화 선수단을 지휘했다. 그로부터 약 6년 뒤 김경문 감독을 선임하면서 '4김' 감독을 모두 품은 구단이 됐다.
하지만 한화는 앞서 세 명의 감독을 선임하고도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세 감독 모두 승률이 5할을 넘지 못했다. 김인식 감독은 2006년 KS 무대까지 팀을 올려 놓았지만 2009년 마지막 해를 최하위로 마쳤다. 김응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13년과 2014년도 모두 최하위로 시즌을 마무리했고, 김성근 감독도 중하위권까지 팀을 끌어 올렸지만 가을야구 진출은 없었다.
이후 한화는 한용덕, 카를로스 수베로, 최원호 등 젊은 감독들을 선임해 변화를 꾀했으나, 2018년 정규시즌 3위에 오른 이후 다시 포스트시즌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세 감독 모두 성적 부진으로 중도 하차했다. 한화는 다시 베테랑 감독을 선임해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 김경문 감독은 '3김'이 이루지 못했던 우승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을까.
김경문 감독은 "한화 이글스에는 젊고 가능성 있는 유망한 선수들이 많고, 최근에는 베테랑들이 더해져 팀 전력이 더욱 단단해졌다. 코치님들, 선수들과 힘을 합쳐 팬들께 멋진 야구를 보여드리겠다"고 감독 선임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