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대표팀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조기 탈락할 위기에 몰린 가운데, 중국 현지는 이미 절망적인 분위기다. 최종전인 한국전에서 무승부 이상을 거둬야 하는 부담감 속 부상자까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2차 예선에서 탈락하면 감독까지 부임 4개월 만에 경질될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 소후닷컴은 8일(한국시간) “월드컵 최종예선에는 13개 팀이 진출을 확정했다. 이제 남은 다섯 자리를 두고 중국과 태국 등 11개 팀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중국은 태국에 우위에 있지만 최종예선 진출 가능성은 희박하다. 중국의 최종전 상대는 한국인 반면, 태국은 싱가포르와 맞붙을 예정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 2차 예선 C조는 한국이 승점 13(4승 1무)으로 1위를 확정했고, 그 뒤를 중국(승점 8)과 태국(승점 5)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11일 열리는 2차 예선 최종전 결과에 따라 최종 예선에 오를 수 있는 2위 자리가 확정된다. 만약 중국이 한국에 지고, 태국이 싱가포르(승점 1)에 승리하면 중국과 태국은 승점이 동률이 된다. 이 경우 두 팀의 득실차를 따지고, 득실차가 동률일 경우 다득점으로 순위를 결정한다.
현재 중국의 득실차는 +1, 태국은 –2다. 한국과 중국의 전력 차, 반대로 태국과 싱가포르의 전력 차를 각각 고려하면 충분히 뒤집히고도 남을 격차다. 중국 입장에선 한국과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최종예선에 오를 수 있으나, 지난 싱가포르전 7-0 대승 등 한국의 화력을 돌아보면 결코 쉽지 않은 목표다.
설상가상 중국축구가 절망할 수밖에 없는 요소들이 많다. 우선 한국은 이미 조 1위와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했지만, 최종예선 톱시드(포트1) 배정이라는 목표가 남아 있다. 호주와 치열한 FIFA 랭킹 아시아 3위 경합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3위 자리를 지켜야만 최종예선 포트 배정에서 톱시드를 받아 일본, 이란을 최종예선에서 피할 수 있다. 톱시드는 이미 김도훈 임시 감독도 주목하고 있는 목표이기도 하다.
소후닷컴도 “한국은 아시아 3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중국을 상대로 총력전을 펼칠 것이 분명하다. 티켓이 매진되는 등 팬들도 중국전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유럽 시즌이 마무리되면서 한국의 많은 스타 선수들의 출전도 가능하다. 중국은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부상자들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태국전에 나섰던 브라질 출신 귀화선수 알랑은 경기 도중 근육 부상으로 인해 한국전 출전이 어려워졌다. 알랑을 비롯해 한국전에 대비해 부상으로 빠진 선수만 6명이나 된다. 그나마 우레이가 돌아오지만 한국 수비력을 고려하면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는 게 현지 설명이다.
자연스레 중국의 월드컵 탈락 위기는 감독 경질 가능성으로까지 연결되는 분위기다. 중국은 지난 2월 알렉산다르 얀코비치(세르비아) 감독을 경질하고 브란코 이반코비치(크로아티아) 감독 체제로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에 도전해 왔다. 그러나 2차 예선에서 탈락하게 되면 부임 4개월 만에 이반코비치 감독 거취도 위험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소후닷컴은 “톱시드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은 전력을 다할 것이다. 중국축구에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이라며 “월드컵 2차 예선에서 탈락할 경우 이반코비치 감독의 경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