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토트넘)은 훈련복 선물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프턴) 등도 팬들을 지나치지 않고 팬 서비스에 여념이 없었다. 3개월 전엔 취소됐다 재개된 축구대표팀 ‘오픈 트레이닝’은 달라진 대표팀 분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파워에이드 오픈 트레이닝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 6일 싱가포르전을 마친 뒤 귀국한 선수단은 전날 하루 휴식을 취한 뒤 이날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재소집돼 중국전 대비 담금질을 시작했다. 회복 훈련을 겸한 이날은 팬들을 초청해 훈련을 공개하는 ‘오픈 트레이닝’으로 진행돼 의미를 더했다.
오픈 트레이닝이 개최된 건 7개월 만이었다. 대표팀 소집 기간마다 늘 열렸던 행사는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끌던 지난 3월에는 열리지 않았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탈락과 대표팀 내분, 정식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비판 등이 맞물린 결과였다. 당시 황 감독은 “선수들이 굉장히 부담스러워하고 있다”고 했고, 대한축구협회(KFA)도 자숙의 의미로 오픈 트레이닝 등 팬들과 소통 일정을 모두 제외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마침 지난 6일 싱가포르 원정에서는 무려 7-0 대승을 거두고 돌아오면서 분위기를 완전히 돌렸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최종 예선도 진출하면서 부담도 덜었다. 아직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중국과의 최종전이 남아있고, 여전히 톱시드(포트1) 배정을 위한 FIFA 랭킹 아시아 3위 수성이라는 목표가 남았으나 적어도 아시안컵 직후였던 지난 3월과는 대표팀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재개된 오픈 트레이닝, 그리고 시종일관 밝았던 선수들의 표정은 대표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음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지난 싱가포르전 출전 여부나 출전 시간, 현재 컨디션 등에 따라 대표팀은 각 그룹으로 나뉘어 훈련을 진행했다. 1시간여 동안 선수들의 표정은 한없이 밝았고, 웃음도 끊이지 않았다. 가벼운 내기를 하는 과정에서는 이곳저곳에서 장난기 넘치는 소리가 크게 터져 나왔다.
300여명의 팬들도 응원하는 선수 이름을 외치거나 선수 이름을 새긴 응원판 등을 통해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어줬다. 선수들도 자신의 이름을 외치는 팬들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하거나 손을 흔들어 주는 등 화답했다. 손흥민은 팬들과 가벼운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했다.
공개훈련을 모두 마친 뒤엔 팬서비스도 이어졌다.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을 필두로 선수들의 추첨을 거쳐 이날 참석한 팬들에게 다양한 선물이 주어졌다. 선수들의 친필 사인이 담긴 마스코트 백호 인형 등이 당첨된 팬들에게 선물로 돌아갔다. 대부분의 선수가 라커룸으로 향한 뒤에도 몇몇 선수들은 계속 팬들에게 팬 서비스를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하이라이트는 모든 행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이었다. 황희찬이 직접 사회자 마이크를 건네받아 팬들에게 손흥민의 훈련복을 원하는지 물으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손흥민도 기꺼이 환하게 웃으며 훈련복을 벗어 팬들에게 선물했다. 이강인 등 다른 선수들도 유니폼 등에 사인을 요청하는 팬들에게 직접 다가가 사인을 해주는 등 팬 서비스를 잊지 않았다.
싱가포르전을 마친 뒤 하루 숨을 고르고, 팬들과 함께 한 오픈 트레이닝으로 몸을 끌어올린 김도훈호는 9일부터 본격적인 중국전 대비에 나선다. 이날 훈련엔 오세훈(마치다 젤비아)만 가벼운 통증으로 회복에 전념했을 뿐 다른 선수들은 부상 등 특별한 변수 없이 훈련에 정상적으로 참여했다. 김도훈호의 마지막 항해가 될 중국전은 아시아 2차 예선 여정 역시 끝내는 마지막 경기가 될 전망이다. 중국을 이겨야 FIFA 랭킹 아시아 3위를 유지, 최종예선에서 톱시드를 받을 수 있다. 싱가포르전 7-0 대승을 거둔 김도훈호의 마지막 미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