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선수가 나한테 공을 많이 요구한다(웃음).”
국가대표 미드필더 황인범(28·츠르베나 즈베즈다)이 9일 오후 4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최종전 대비 공개 훈련 전 취재진과 마주해 이같이 말했다. 이밖에 그는 달라진 선수단 변화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면서, 자신의 꿈인 해외 진출에 대해 망설이지 않겠다는 각오까지 덧붙였다.
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오는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중국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최종전을 벌인다. 한국은 이미 C조 1위(4승1무·승점 13)로 최종예선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은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이 경질된 후 정식 사령탑을 아직 찾지 못했다. 하지만 3월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 이번 달 김도훈 감독이 임시 지휘봉을 잡으며 분위기를 추스르는 단계다. 특히 지난 6일 싱가포르와의 경기에선 7-0으로 크게 이기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김도훈호는 무려 10명의 선수가 새롭게 명단에 합류하는 등 변화가 큰데, 좋은 경기력과 결과로 우려를 지우고 있다.
황인범 역시 선수단 변화를 반겼다. 그는 “어느덧 고참 반열에 올라섰다. 경기장 안팎에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형들을 보고 배웠던 것처럼, 어린 선수들도 작은 것 하나하나를 배울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대표 선수로서 모범적이고 성실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취재진이 해당 발언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를 묻자, 황인범은 “몸이 힘들어도 항상 훈련 때는 100%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그런 부분이 처음 대표팀에 온 선수들, 이어 초중고 학생들이 가져야 할 자세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황인범은 베테랑 주민규(울산 HD)의 활약에도 박수를 보냈다. 그는 “(주)민규 형은 상대 압박이 있어도 버틸 줄 아는 선수다. 민규 형이 미드필더들에게 위치와 움직임에 대해 요구한다. 우리도 똑같이 민규 형과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민규 형이 워낙 공을 잘 따주니까, 믿음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취재진이 ‘누가 가장 많은 요구를 하는지’라고 묻자, 황인범은 “모든 선수가 나에게 많은 요구를 한다”라고 답해 현장에 웃음을 안겼다. 그는 “공격수들도, 나도 공을 잡았을 때 자신감이 있다고 생각한다.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모든 선수가 납득할 수 있는 공격 작업을 해야 하지 않나. 우리 포지션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황인범은 세르비아리그 입성 첫해 올해의 선수상을 받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시즌이 끝나자마자 이적설에 이름을 올리는 등 향후 거취에 이목이 쏠린다. 이에 황인범은 먼저 “지금 세르비아에는 나 포함 4명의 선수가 활약하고 있다. 분명 한국에서 훈련할 때나 경기할 때와는 다르다는 걸 공감한다. 모두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한국 선수들에 대한 인상이 좋아지는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더 나은 축구를 위해 높은 레벨에서 경쟁을 원한다. 여전히 그 꿈을 잊지 않았다. 다만 이번 경기가 끝나면 오랜만에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마음을 비우는 시간을 갖고 싶다. 나 역시 미래가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황인범은 “타이밍, 기회가 온다면 망설이지 않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황인범은 “최종예선을 확정했더라도, 설렁설렁할 수 없는 무대다. 감독님, 코치진이 준비한 플랜을 지키려고 노력할 것이다. 중국이 워낙 거칠고, 그런 부분은 모두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원정에서 3-0으로 이겼던 것처럼, 홈에서도 좋은 경기력과 결과를 다 가져오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