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A 월화드라마 ‘크래시’에서 많은 시청자의 호평을 받는 것이 바로 카 액션신이다. 이에 대해 박준우 감독은 “CG의 도움을 거의 받지 않고, 배우 본인이 직접 운전하는 아날로그를 추구했다. 여태껏 보지 못했던 진짜 카 액션을 선보이고 싶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액션신을 현장에서 구현하기 위해 권귀덕 무술감독과 홍일섭 촬영 감독, 로케이션을 담당한 이경우 부장의 치밀밀한 준비 과정이 있었다. 권귀덕 감독은 실질적인 그림을 짠 장본인이다. 그는 “보통 몸으로 하는 액션은 합을 맞춰 찍어보고 편집해서 논의할 수 있지만, 카 액션의 경우는 다르다”며 “미니 카로 짠 동선으로 CG팀에서 프리 비주얼을 만들었는데, 그게 직접적인 콘티가 됐다”고 사전 작업에 대해 설명했다.
사전 작업이 더욱 중요한 이유는 준비된 차량의 여유분이 충분하지 않은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다. 권귀덕 감독은 TCI가 과학적 수사를 하기 때문에 기존의 카 액션보다 더욱 디테일해야 했다는 점, TCI 5인방 전체가 악당들과 펼치는 대형 카액션의 난이도가 높았다는 점, 자동차로 만들 수 있는 한계점에도 CG가 아닌 실사로 해야 했다는 점을 차별점이자 힘들었던 점으로 꼽았다.
홍일섭 감독은 “‘크래시’의 카 액션은 오락성보다는 진중한 리얼리티에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더욱 신경 썼다”며 “박준우 감독을 비롯해 연출팀, 무술팀, VFX(C.G)팀, SFX(특수효과)팀, 촬영팀의 긴밀한 회의가 많았다. 항상 안전을 첫 번째 기준으로 두고 가능한 아이디어를 찾아 시뮬레이션했다”고 부연했다.
홍일섭 감독은 박준우 감독의 영상 표현력을 가장 흥미로운 포인트로 꼽았다. 그는 “기존 영상문법에서 다루지 않던 훨씬 진화된 느낌”이라며 “카메라 기술력이 진화했기 때문에, 빠른 움직임에 더 세밀하고 긴밀하게 대처할 수 있다. 그래서 역동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장면을 담을 수 있다. 그 흐름을 이해한 박준우 감독은 현장에서 기술팀이 특별한 장면을 도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기다려줬다”고 전했다.
박준우 감독은 “잘 짜서 편집된 장면은 잘 만든 픽션 같아서 시청자들이 다음 장면을 알아차리거나 상상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생동감 넘치는 ‘원테이크’에 시간을 많이 내어줬다고 한다.
실질적으로 촬영이 이뤄져야 했던 로케이션은 박준우 감독도 어려움을 토로했던 부분이었다. 기존에 촬영 가능했던 장소들이 많이 사라지고, 한정적이었기 때문. 특히 ‘크래시’엔 귀신이 나오는 터널, 보복 운전, 전동킥보드 뺑소니, 역과(轢過, 사람을 바퀴로 밟고 지나감) 뺑소니, 카 캐리어 전복 사고 등 다양한 사고가 벌어진 도로가 등장했기 때문에 차별화를 줘야 했다.
이 경우 부장은 “작가가 대본에서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어 했는지, 어떤 상황과 메시지를 주려고 했는지 생각했다”며 “머릿속으로 정리가 끝나면 그때부터는 최대한 맞는 도로, 촬영에 가능한 도로를 찾는 데 최선을 다했다. 부끄럽지만 전국을 다 뒤져 다른 장소를 찾았다”는 노력을 전했다.
한편 ‘크래시’는 매주 월, 화 오후 10시 ENA에서 방송되며, 지니 TV, 지니 TV 모바일에서도 동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