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전날 경기 비디오 판독 후 그라운드로 걸어나가 심판진에 이야기를 나눈 후 오심을 바로잡은 것에 대해 "퇴장을 당하더라도 우리 팀에 굉장히 중요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상황은 이랬다.
두산은 지난 18일 6-2로 앞선 7회 초 무사 1루 수비 상황에서 NC 다이노스 김형준을 2루 땅볼로 유도했다. 두산 2루수 강승호가 1~2루 사이에서 주춤한 선행 주자 김휘집을 태그하려다가 실패하자, 1루로 공을 던졌다. 그러나 타자 주자 김형준은 세이프 판정. 두산 1루수 양석환은 곧바로 2루로 공을 던졌고, 김휘집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2루에서 세이프 판정을 얻었다. 공은 두산 유격수 박준영이 먼저 잡아 베이스를 밟고 있었지만, 김휘집이 태그를 피해 터치한 것이다.
이 상황만으로도 김휘집에 아웃 판정이 내려져야 한다. 타자 주자 김형준이 1루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은 터라, 앞주자 김휘집은 태그가 아닌 포스 아웃이 이뤄져야 하는 상황. 그런데 2루심이 태그 플레이로 혼동해 세이프를 선언했다. 명백한 오심이다.
두산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원심 번복은 없었다. 이승엽 감독은 그라운드로 나와 포스 아웃에 관해 비디오 판독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문의했다. 심판진은 한참 동안 상의한 후 포스 플레이로 정정해 김휘집에게 아웃 판정을 내렸다.
KBO리그 규정 제28조 11항에 따르면, 비디오 판독 결과는 최종 결정이며 검토나 수정을 할 수 없다. 또한 이승엽 감독은 비디오 판독 후 항의로 간주해 규정상 퇴장 조처까지 당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승엽 감독은 전날 상황을 복귀하며 "당연히 포스 아웃 상황이다. 벤치와 심판 간의 거리가 멀어 단순히 비디오 판독 요청 사인을 냈지만 (포스 아웃 상황이라) 당연히 아웃 판정이 나올 거로 여겼다. 그래서 항의라기보다 포스 아웃 상황에 대해 점검해 달라고 이야기를 하러 나갔다"고 설명했다.
지난 4일 창원 NC전에서 억울한 판정 피해를 보는 등 이틀 연속 퇴장 조처를 당한 적 있는 이 감독은 "퇴장을 당하더라도 할 말은 없죠"라고 곱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