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수술을 받고도 '여름 복귀'를 호언장담했던 클레이턴 커쇼(36·LA 다저스)가 첫 재활 등판을 순조롭게 마무리했다.
커쇼는 20일(한국시간) 다저스 산하 하위 싱글A 구단인 란초 쿠카몽가 퀘이크스와 인랜드 엠파이어 식스티식서즈(LA 에인절스 산하 싱글A)와 맞대결에 란초 쿠카몽가 선발 투수로 등판해 3이닝 2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첫 재활 등판답게 36구만 던진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총 26구로 준수했다. 건강 상태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90마일(145㎞)이었다.
이날 구단이 공개한 사진에는 커쇼를 보러 온 수많은 팬들, 그리고 그의 투구 준비 과정을 지켜본 어린 마이너리거 선수들의 모습도 함께 담겼다.
커쇼는 2008년 데뷔 후 지난해까지 쭉 다저스에서만 뛴 '푸른 피의 에이스', 프랜차이즈 스타다. 다저스에서만 통산 210승 92패 평균자책점 2.48을 찍었다. 2016년 허리 부상 후 구위가 크게 떨어졌는데도 매년 이닝 소화만 줄었을 뿐 뛰어난 실점 억제를 이어왔다. 지난해에도 13승 5패 평균자책점 2.46으로 활약했다. 건강만 했다면 사이영상을 노려볼 수 있는 페이스였다.
그랬던 커쇼가 올해는 다저스 빅리그 마운드에 등장해본 적이 없다. 커쇼가 지난해 11월 왼쪽 어깨 견갑와상완 인대와 관절낭 복구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다저스와 연장계약이 종료된 후 매년 다저스와 1년 계약만 맺고 잔류했던 그가 올해는 1+1년 계약에 서명했다. 연봉도 매년 2000만 달러 안팎이었는데 올해는 500만 달러에 불과하다. 재활에 전념하고 내년 이후 다시 전력을 다한다는 뜻이다.
투수에게 어깨를 여는 일은 팔꿈치 수술보다 의미가 크다. 류현진 역시 어깨 청소 수술을 받은 후 복귀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 바 있다. 2015년 수술을 결정한 그는 2017년 여름에서야 선발 투수로 돌아왔다.
그런데 커쇼는 수술 후 여름 복귀를 자신했다. 당시만 해도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였는데, 커쇼의 타임라인은 크게 늦어지지 않았다. 재활 절차를 밟은 결과 올해 8월 복귀 윤곽이 드러났다. 20일 재활 등판 결과가 좋았던 만큼 향후 절차도 순조롭게 밟아갈 전망이다.
다저스는 커쇼가 필요하다. 지난해까지 주축 선발 투수로 활약한 토니 곤솔린, 더스틴 메이, 에밋 쉬한은 물론 워커 뷸러와 야마모토 요시노부까지 부상자 명단에 오른 상황이다. 바비 밀러가 20일 복귀했으나 결과가 좋지 못하다. 에이스가 필요한 때라 타일러 글래스노우만 믿고 시즌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다. 커쇼가 합류한다면 천군만마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