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32)가 부활했다. 완벽투로 팀 승리를 이끈 가운데 KBO리그 레전드가 된 손아섭(36·NC 다이노스) 대기록에는 '허용 투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알칸타라는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NC와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알칸타라의 호투를 앞세운 두산은 2-0으로 승리, 알칸타라도 시즌 2승(2패)을 수확했다. 앞서 18일 승리 후 19일 패배했던 두산은 이날 승리로 주중 3연전도 위닝 시리즈로 마무리했다.
이날 알칸타라는 최고 153㎞/h, 평균 150㎞/h 강속구로 깔끔하게 NC 타선을 정리해갔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19일 잠실 경기에서 박용택과 같이 통산 최다안타 공동 1위(2504개)를 기록하던 손아섭은 안타 1개만 더 치면 신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알칸타라는 그를 첫 타석 땅볼로 잡아냈고, 3회 두 번째 만남 때는 강속구로 헛스윙 삼진을 얻어냈다.
지난 4월 22일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던 알칸타라는 5월 26일 복귀했으나 예전같은 구위를 보여주지 못했다. 20일 경기 전까지 4경기 평균자책점 6.64로 흔들렸다. 하지만 이날은 공격적인 투구를 끝까지 이어가면서 실점 없이 빠르게 이닝을 소화해 나갔다.
두산은 3회 말 알칸타라에게 힘이 될 귀중한 두 점을 얻었다. 선두 타자 김기연이 안타를 치고 나간 가운데 1사 후 정수빈이 2루타로 기회를 이어갔고, 허경민이 사구로 만루를 만들었다. 두산은 헨리 라모스의 밀어내기 볼넷, 김재환의 희생 플라이로 중요한 2점을 선취했다.
꽁꽁 묶였던 손아섭의 신기록은 결국 6회에야 나왔다. 2사 후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선 손아섭은 알칸타라의 포크볼을 공략, 유격수와 3루수 사이를 가르는 좌전 안타로 결국 통산 2505번째 안타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NC는 후속 타자 박건우가 대형 2루타를 치며 득점을 노렸지만, 인정 2루타가 된 후 맷 데이비슨이 삼진에 그치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경기 진행에 방해되길 원하지 않았던 손아섭은 이닝을 마친 후 기록의 주인공을 내준 박용택 KBSN 스포츠 해설위원, 임선남 NC 단장, 박건우, 두산 주장 양석환에게 축하를 받으며 KBO리그의 새로운 역사로 이름을 남겼다.
알칸타라의 호투는 계속됐다. 6회를 마무리한 그는 7회 역시 삼자 범퇴를 기록, 단 94구로 이날 투구와 승리 투수 자격을 지켜냈다. 두산은 8회 김강률과 이병헌, 9회 마무리 김택연이 올라와 영봉승을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