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또 한 번 고액 연봉 선수 이탈로 고민에 빠졌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5)가 부상자 명단에 들어가며 전열에서 이탈했다.
샌디에이고는 25일(한국시간) 타티스 주니어가 오른쪽 대퇴골 통증으로 10일 짜리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고 전했다.
열흘은 지난 23일부터로 소급 적용된다. 타티스 주니어는 지난 22일 밀워키 브루어스와 경기 도중 사구를 맞고 교체됐다. 이후 이틀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당시 맞은 부위는 왼쪽 팔꿈치였는데, 이상 증세는 대퇴골에 왔다.
샌디에이고로서는 '본전' 생각이 안 날 수 없다. 지난 2019년 샌디에이고에서 데뷔한 타티스 주니어는 샌디에이고가 수많은 유망주 중에서도 프랜차이즈 스타로 키우기 위해 낙점했던 대형 타자였다. 2019년 84경기에 나가 타율 0.317 22홈런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 0.969를 남겼다. 타티스 주니어는 2020년에도 59경기 타율 0.277 17홈런 OPS 0.937을찍었고, 그의 재능에 확신이 생긴 샌디에이고는 2021시즌 전 그에게 14년 3억 4000만 달러 대형 계약을 안겼다.
타티스 주니어는 계약 이후에도 재능은 계속 보여줬지만, 이후 부진과 부상이 계속되며 '돈값'에 실패하는 중이다. 2021년엔 잔부상이 따르면서 162경기 중 130경기에만 출전했다. 그래도 타율 0.282 42홈런(내셔널리그 1위) OPS 0.975로 유격수 홈런왕에 올랐다. 그해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도 3위에 올랐다.
하지만 그게 마지막이었다. 타티스 주니어는 이듬해 비시즌 중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했고, 복귀가 다가오던 그해 8월 금지된 경기력 향상 약물(PED) 사용이 적발돼 징계까지 받았다. 통째로 시즌을 날린 뒤 지난해 복귀했으나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다. 2023년 성적은 타율 0.257 25홈런 OPS 0.770이었다. 부상 및 팀 내 자원을 고려해 우익수로 자리를 옮겨 플래티넘 글러브를 수상했지만, 데뷔 후 처음으로 OPS가 0.8 아래로 내려갔다.
올해 역시 성적이 신통치 않다. 부상 전까지 80경기에 나선 그는 타율 0.279 14홈런 36타점 50득점, OPS는 0.821에 그쳤다. 지난해보단 낫지만 그와 같이 3억 달러 이상 계약을 맺은 선수들의 일반적인 성적과는 차이가 상당하다. 당장 메이저리그(MLB) 전체를 압도하는 애런 저지의 몸값도 3억 6000만 달러다.
그나마 최근 타격감을 끌어올리던 중에 부상이 찾아왔다. 지난 5월까지 타율 0.252 OPS 0.746에 그쳤던 타티스 주니어는 6월만 한정하면 타율 0.365 OPS 1.062로 활약했다. 12일부터 14일까지 3연승 후 16일부터 19일까지 5연패를 당했던 샌디에이고는 이후 4연승으로 기세를 되찾았지만, 타티스 주니어가 이탈하면서 다시 연패를 걱정할 처지에 놓였다.
샌디에이고에서 부진한 고액 연봉 선수가 타티스 주니어가 전부가 아니기에 타격이 더 크다.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잰더 보가츠에게 11년 2억 8000만 달러, 매니 마차도에게 11년 3억 50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안기며 황금 내야진 구축을 시도했다. 하지만 보가츠는 부진하다 지난달 어깨 골절을 입었다. 그는 부상자 명단에 올라 아직 빅리그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최근 맹타를 휘둘러 성적을 회복하고 있지만 마차도의 OPS도 아직 0.7을 넘지 못한다. 여기에 타티스 주니어까지 이탈하면서 샌디에이고는 총액 9억 7000만 달러에 달하는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그들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