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점 차 리드 속에 맞이한 정규이닝 마지막 수비. 마무리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최악의 1이닝. 키움 히어로즈가 승리하고도 웃지 못했다.
키움은 2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승리했다. 선발 투수 아리엘 후라도가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타선은 7회까지 15안타를 치며 10득점했다.
최종 스코어는 10-7이었다. 키움 불펜진은 9회 초 그야말로 불을 질렀다. 한 타자 승부가 끝날 때마다 홈 관중석에서 탄식이 나왔다.
처음 마운드에 오른 박승주는 선두 타자 도태훈에게 볼넷, 박한결을 우익수 뜬공 처리한 뒤 김휘집과 박시원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만루에 놓였다. 대타 박세혁에겐 몸에 맞는 공까지 내주며 1실점했다.
바뀐 투수 문성현도 볼질을 했다. 서호철의 타석에서 폭투로 3루 주자 김휘집 득점을 허용했고, 김주원에게는 적시 2루타를 맞았다. 주자 2명이 홈을 밟아 누상에 한 명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손아섭과 김성욱에게도 볼넷을 내줬다.
다시 투수가 교체됐다. 5-10, 5점 차로 좁혀진 점수 차에서 마무리 투수 조상우가 등판했다. 조상우도 도태훈과 박한결에게 연속으로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후속 김휘집을 상대로 내야 뜬공을 유도, 무려 10타자 만에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7-10, 역전 사정권에서 조상우는 박시원을 상대로 삼진을 잡아내며 간신히 리드를 지켜냈다. 그래도 키움 홈팬들은 박수를 보내줬다.
키움은 9회 초, 투수 3명이 볼넷 8개, 사구 1개를 내줬다. 총 7실점. 그중 밀어내기로만 4점을 내줬다. 안 좋은 의미로 역대급 1이닝이었다. 이겼지만, 웃을 수 없는 경기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