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와 최정이 쫓아오니 이젠 멜 로하스 주니어가 달아났다. 로하스가 쫓아오니 이번엔 맷 데이비슨이 달아났다.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한여름 밤에 홈런포가 펑펑 터졌다. 그것도 홈런왕 레이스를 달리고 있는 타자들이 연달아 홈런을 쏘아 올리며 경쟁에 불을 지폈다.
먼저 불을 지핀 것은 KT 위즈 강백호였다. 27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 2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강백호는 1회 상대 선발 시라카와 케이쇼의 한가운데로 들어오는 145km/h 포심을 받아쳐 좌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강백호의 시즌 20호포. 2020년(23개) 이후 4년 만에 20홈런 고지를 밟으며 부활에 성공했다. 아울러 이 홈런으로 강백호는 시즌 홈런 20개를 기록 중이었던 로하스와 김도영(KIA 타이거즈)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러자 최정이 힘을 냈다. 강백호와 함께 홈런 19개로 이 부문 공동 4위에 올라있던 최정은 같은 경기에서 5회 초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리며 다시 강백호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날 SSG의 3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한 최정은 상대 선발 벤자민의 134km/h 컷 패스트볼을 퍼올려 좌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최정은 이 홈런으로 9시즌 연속 20홈런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2016년 SSG 전신인 SK 와이번스 시절부터 꾸준히 20홈런 이상을 때려내며 KBO리그 두 번째에 해당하는 대기록에 이름을 올렸다. 첫 번째 선수는 2011년부터 2022년(2016, 2017 미국 메이저리그 시절 제외)까지 매 시즌 20홈런 이상 쏘아 올린 박병호(삼성 라이온즈)다.
그러나 졸지에 2위 경쟁자가 4명이 된 로하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날 KT의 1번 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로하스는 5-5로 팽팽하던 6회 초 상대 투수 고효준의 높은 포크볼을 퍼올려 역전 3점포로 연결했다. 이 홈런으로 시즌 21호포를 기록한 로하스는 홈런 부문 단독 2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비슷한 시간, 이번엔 데이비슨의 홈런포가 터졌다. 같은 날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 4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데이비슨은 5회 초 무사 1루에서 중월 홈런을 쏘아 올렸다. 시즌 24호포. 이 홈런으로 다시 2위와 격차를 3개로 벌리며 홈런왕 레이스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홈런 TOP5 중 김도영만 남은 상황. 그리고 김도영까지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같은 날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3번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도영은 1-11로 끌려가던 7회 초, 상대 투수 이민석의 바깥쪽 149km/h 직구를 퍼올려 우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시즌 21호포. 김도영도 다시 홈런 공동 2위에 등극하며 홈런왕 레이스에 불을 지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