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유틸리티 플레이어 최항(30)이 주축 선수 부상 이탈로 생긴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워냈다.
최항은 지난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 주중 3연전 3차전에 7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롯데의 11-2 대승을 이끌었다. 롯데는 25일 1차전에서 1-14, 13점 차이를 따라잡고 15-15 무승부를 만들었고, 2차전에서도 6-4로 역전승했다. 3차전까지 잡으며 시리즈 우세(3연전 2승 이상)를 해냈다.
경기 전 롯데엔 큰 악재가 생겼다. 팀에서 가장 뜨거웠던 타자, 25일 경기에서 홀로 6타점을 올린 내야수 고승민이 왼쪽 엄지손가락 염좌 진단을 받고 최장 4주까지 이탈하게 된 것. 전날(26일) 경기에서 내야 타구를 치고 1루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해 안타를 만들었지만, 그 여파로 장기 이탈하게 됐다.
27일 경기에서 고승민 대신 2루수를 맡은 선수는 최항이었다. 이 경기만큼은 고승민을 생각나지 않게 만들었다. 3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서 상대 투수 윤영철로부터 깔끔한 우전 안타를 친 최항은 롯데가 5득점 빅이닝을 만든 4회 타석에서도 다득점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롯데는 0-1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나승엽이 적시타를 치며 동점을 만들었다. 최항은 2사 3루에서 나서 윤영철의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공략, 중전 안타를 치며 주자 나승엽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롯데는 이어진 기회에서 손성빈이 2타점, 황성빈이 1타점 2루타를 치며 5-1로 경기를 뒤집었다.
최항은 5회도 나승엽이 적시타를 치고 출루한 상황에서 김도현의 직구를 때려내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치며 이 경기 두 번째 타점을 올렸다. 7-1로 앞선 롯데는 6회도 추가 4득점하며 완승을 거뒀다.
최항은 이전까지 한 번도 상대해보지 않은 윤영철을 상대로 2안타를 때려냈다. 4·5회 타점 모두 앞 타자 정훈이 범타로 물러나 2아웃이 된 상태에서 생산해 더 의미가 있었다. 올 시즌 두 번째 3안타이기도 했다. 롯데도 고승민 이탈로 커진 고민을 잠시나마 덜 수 있었다.
최항은 한국야구 대표 거포, 통산 홈런 1위에 빛나는 최정의 동생이다. SSG 랜더스에서 7년(2017~2023·1군 기준) 동안 함께 뛰었다.
형의 그늘에 가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롯데에 지명되며 홀로서기를 했다. 1군 진입도 불투명했지만, 3루수까지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인정받았다. 정훈과 고승민이 부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2루와 3루를 번갈아 지키며 존재감을 보여줬고, 고승민이 26일 주루 중 당한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자, 그 자리에 나서 기다렸다는 듯이 맹타를 휘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