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영은 지난 3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1-1로 맞선 6회 말 구원 등판해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LG가 7회 초 8득점에 성공해 9-6으로 승리, 정우영은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
2019년 신인왕 출신의 정우영은 2021년 홀드 2위(27개)에 올랐고, 이듬해 홀드왕(35개)을 차지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98홀드를 기록했다.
입단 후 5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올렸지만 지난해 5승 6패 11홀드 평균자책점 4.70으로 데뷔 후 가장 고전했다. 약점을 보완하려다가 오히려 장점을 읾고 흔들렸다.
정우영은 2022년 상대에게 도루 29차례를 허용하고, 겨우 한 번 저지했다. 지난해까지 통산 도루 허용률이 88.4%로 굉장히 높았다. 포수의 송구력도 중요하나, 투수의 퀵 모션 역시 중요하게 작용한다. 사이드암 투수인 정우영은 슬라이드 스텝이 느린 약점이 있었다.
정우영은 홀드왕에 오른 직후 퀵모션을 빨리하려고 변화를 줬으나, 구속과 구위마저 잃고 방황했다. 지난해 우승 직후에는 휴가도 반납한 채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했다. 일찌감치 몸만들기에 돌입, 해외 개인 훈련을 떠나며 부활 의지를 드러냈다.
더군다나 올 시즌부터 베이스 크기 확대됨에 따라 도루 시도가 늘어났다. 염경엽 LG 갑독은 "야구가 바뀌었다. 2022년부터 정우영이 주자를 내보내면 다 뛰었다. 평균자책점이 오를 수밖에 없다"면서 "지난해엔 (필승조로) 쓰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정우영은 올해 초반 약점 보완도 이뤄지지 않았고, 예전 모습도 회복하지 못하면서 급기야 필승조에서 제외되는 수모를 겪었다. 최근에는 한 달 넘게 2군에 머무르기도 했다.
정우영은 6월 중순 1군에 올라온 뒤 사령탑의 신뢰를 회복하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정)우영이가 슬라이드 스텝을 1.3초 안에 끊더라. 거기에 본인의 구속도 나오더라"고 했다.
정우영이 1군 합류 후 5경기에서 4와 3분의 1이닝을 던지는 동안 한 차례 도루를 허용하고, 한 번은 잡았다. 지난 23일 KT 위즈전에서 배정대가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3루 도루는 실패한 것이 전부였다. 표본은 적지만, 상대의 움직임이 줄어들었다는 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다. 구속은 아직 예전만큼 오르지 않았지만 비시즌 수술 여파 등을 고려해 조급해하지 않는다.
염 감독은 "정우영이 이제 슬라이드 스텝이 된다. 아무데나 쓸 수 있다. 1초 30안에 던지고 포수 박동원의 송구를 감안하면 웬만한 주자는 다 잡을 수 있다"면서 "예전에 5~6회나 냈어야 했지만 이젠 7, 8회에도 낼 수 있고 마무리로도 쓸 수 있다"고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