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도쿄 올림픽 당시 김서영(30·경북도청)은 눈물을 펑펑 쏟았다. 여자 개인혼영 200m 결승 진출에 실패한 직후였다. 마지막일 것 같았던 세 번째 올림픽. 준결승에 오른 16명 중 12위에 머무른 김서영은 결승 진출에 또 실패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6년 리우 올림픽에 이어 또다시 목표를 이루지 못한 김서영은 울고, 또 울었다. 도쿄 대회가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그에게 도쿄 올림픽은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많았던 대회'로 남았다.
그런 김서영에게 또 한 번의 기회가 찾아왔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개인혼영 200m 출전권도 획득, 무려 4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 4회 연속 출전은 한국 수영 여자 선수로는 처음이자 남녀 통틀어 박태환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18세였던 2012 런던 올림픽 당시엔 대표팀 막내였던 그는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수영 대표팀 최연장자로서 올림픽을 준비 중이다. 1994년생인 그의 나이를 감안하면 이번이야말로 ‘라스트 댄스’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눈물을 쏟았던 도쿄 올림픽 이후 네 번째 올림픽을 준비하는 마음가짐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김서영은 “지난 세 번의 올림픽에서는 모두 코앞의 목표만 봤던 것 같다. 그때는 당장의 기록만 급급하게 생각했던 게 있었다”면서 “특히 도쿄 올림픽은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많았다. 그래서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좋은 기억만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메달 획득을 목표로 잡았던 도쿄 올림픽 때와 달리 이번 파리 올림픽은 뚜렷한 목표를 잡지 않았다. 그만큼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는 뜻이다. 좋은 기록으로 시상대에 처음 오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번 올림픽은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레이스를 하고 싶다는 게 ‘살아있는 전설’의 파리 올림픽 목표다.
김서영은 “최근 개인혼영에서 만족스러운 레이스를 펼친 적이 없었다. 터치패드를 찍을 때까지 원하는 레이스를 해보고 싶다. 마지막일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며 “파리에서는 최선을 다해 레이스를 마친 뒤 웃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에서 흘렸던 눈물을 파리에서는 미소로 바꾸려 한다. 올림픽 개인혼영 200m는 8월 2일 예선·준결승, 3일 결승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