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축구대표팀의 기대주 아르다 귈러(19·레알 마드리드)가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아직 10대인 그는 과거 웨인 루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세운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해 이목을 끌었다.
귈러는 3일(한국시간) 독일 라이프치히의 라이프치히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스트리아와의 유로 2024 16강전에 선발 출격, 약 78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빈 뒤 교체돼 임무를 마쳤다. 팀은 수비수 메리흐 데미랄(알 아흘리)의 멀티 골에 힘입어 오스트리아를 2-1로 제압하며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날 튀르키예는 이번 대회 다크호스로 꼽히는 오스트리아와 만나 전반 1분 만에 기선을 제압했다. 귈러의 왼발 코너킥을 오스트리아 수비진과 골키퍼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이 공을 데미랄이 밀어 넣으며 포문을 열었다.
일격을 맞은 오스트리아는 곧바로 연이은 슈팅으로 튀르키예를 압박했지만, 결실을 보지 못했다. 튀르키예는 역습으로 응수하긴 했으나, 대부분의 시간은 오스트리아 공격으로 이어졌다. 첫 득점에 관여한 귈러는 전반 중반 기습적인 하프라인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다소 밀린 튀르키예의 분위기를 끌어올린 건 역시 귈러의 발끝이었다. 그는 후반 14분 정확한 코너킥을 올려 다시 한번 데미랄의 헤더를 이끌었다. 튀르키예가 2번의 유효슈팅만으로 2골을 완성한 순간이었다.
오스트리아는 같은 코너킥 공격으로 추격 골을 넣었지만, 끝내 균형을 맞추지는 못했다. 이날 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귈러는 패스 성공률 81%(25회 성공)·슈팅 1개·어시스트 1개·키 패스 2회·드리블 성공 2회·볼 경합 승리 7회 등을 기록했다. 귈러의 키 패스가 모두 득점으로 전환된 셈이다.
귈러는 유로 역사에도 이름을 남겼다. 같은 날 스포츠 매체 팀토크는 “이날 1도움을 추가한 귈러는 유로 대회에서 1골과 1어시스트를 기록한 역사상 세 번째 10대 선수가 됐다”라고 조명했다. 그보다 앞서 10대의 나이에 이 기록에 성공한 건 2004년 호날두와 루니뿐이다. 호날두는 2골 1도움, 루니는 4골 1도움을 올리며 유럽 최고 스타의 탄생을 예고한 기억이 있다.
귈러는 조별리그에서도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을 시도해 득점을 기록, 호날두의 기록을 넘어 유로 본선 데뷔전에서 득점한 최연소 선수로 이름을 남긴 바 있다.
튀르키예는 2008년(4강) 이후 처음으로 유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다음 상대는 우승 후보로 꼽히는 네덜란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