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오토바이부터 푸른 피, 탕후루, 피자배달원까지. 작정하고 준비했다. KBO리그의 '별'들이 다양한 퍼포먼스로 올스타전 무대를 제대로 즐겼다.
2024 KBO리그 올스타전이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2008년 이후 16년 만에 인천에서 열리는 이번 올스타전은 일찌감치 2만2500표가 모두 매진돼 남다른 인기를 자랑했다.
올스타전에 참가한 선수들은 각자가 준비한 다양한 퍼포먼스와 끼를 발산하며 별들의 축제를 수놓았다. 코스프레와 다양한 소품, 댄스 배틀까지 다들 작정하고 준비했다.
포문은 '푸른 피 에이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이 열었다. 1회 초 드림 올스타의 선발 투수로 나선 원태인은 '푸른 피'가 담긴 수혈팩을 달고 마운드에 올랐다. 2018년 입단 당시부터 '대구 성골'로서 푸른 피 에이스를 예약한 그는 그의 별명 답게 푸른 피를 달고 나와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타자들도 진심이었다. 나눔 올스타의 리드오프 김도영(KIA 타이거즈)은 교복과 함께 머리에 '갸판 업고 튀어'라고 써진 머리띠를 착용하고 그라운드에 등장했다. 이후 2루타를 치고 출루한 김도영은 '도영이는 갸팬분들 땜시 살어야'라는 플래카드를 선보이며 환호를 자아냈다.
이후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은 자신의 별명인 '혜성'으로 가득 찬 헬맷과 망토를 달고 타석에 들어섰고, 키움의 외국인 타자 로니 도슨(키움)은 자신의 끼를 한국팬들에게 알린 '탕후루 챌린지' 장식이 가득 담긴 코스프레를 하고 팬들의 웃음을 이끌었다.
나눔 올스타 4번 타자 오스틴 딘(LG 트윈스)는 피자 배달원 코스프레를 하고 타석에 들어섰다. 어린이날 때 자신의 어렸을 적 꿈으로 '피자 배달원'을 언급했던 그는 올스타전에서 그 꿈을 이뤘다. 타석에 들어선 그는 상대 포수 양의지에게 피자를 건네는 여유까지 선보였다.
요나단 페라자(한화 이글스)는 자신의 등장곡인 르세라핌의 'ANTIFRAGILE' 안무를 타석 위에서 선보였고, 평소 배우 김광규 씨와 닮았다고 소문난 박동원(LG 트윈스)은 직접 지인을 통해 배우 김광규를 섭외, 그의 노래 '열려라 참깨'의 앨범 자켓 코스프레를 선보였다.
드림 올스타 선수들의 끼도 남달랐다. 김민(KT 위즈)은 만화 '닥터 슬럼프'의 아리 코스프레를 하고 마운드에 올랐다. 데이비드 맥키넌(삼성)은 고릴라 분장을 하고 타석에 들어섰고 윤동희(롯데 자이언츠)는 자신의 닮은꼴 배구선수 김희진을 코스프레하고 등장해 환호를 자아냈다.
클리닝타임 후 마운드에 오른 김원중(롯데 자이언츠)은 '그라운드의 마에스트로'답게 마운드 위에서 지휘를 한 뒤, 자신의 시그니처 무브인 '탭댄스'로 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신인 박지환(SSG 랜더스)은 'SSG의 뉴페이스'라는 닉네임으로 팬들 앞에서 싸이의 '뉴 페이스' 안무를 추기도 했다.
이날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단연 황성빈(롯데)이었다. 빠른 발로 안타를 '배달'한다는 의미로 황성빈은 배달원 코스프레와 함께 배달 오토바이를 타고 타석에 들어서 관중을 열광하게 했다. 이어 안타로 출루한 그는 '배달 완료'라는 쪽지를 팬들에게 선보이며 환호성을 자아냈고, 이후 시즌 도중 논란이 된 '스킵 동작'을 재현해 좌중을 웃게 만들었다.
양의지(두산 베어스) 최형우(KIA 타이거즈) 등은 귀여운 아들·딸들과 함께 타석에 들어서 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삼남매 아빠인 류지혁(삼성)은 '저출산 대책위원장'이라는 유쾌한 플래카드를 들고 나와 올스타전 분위기를 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