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핵심 먹거리로 키우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서 AI 칩 제조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뒷받침하는 서비스로 글로벌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과 세이프 포럼 2024를 개최하고, 국내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강화 성과와 향후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AI를 주제로 삼성 파운드리의 공정 기술∙제조 경쟁력∙에코시스템∙시스템 반도체 설계 솔루션 등을 소개했다.
디자인 솔루션(DSP), 설계 자산(IP), 설계 자동화 툴(EDA), 테스트∙패키징(OSAT) 분야 총 35개 파트너사가 부스를 마련해 삼성 파운드리 고객들을 지원하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삼성전자는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고객들과의 협력을 위해 선단 공정 외에도 다양한 스페셜티 공정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며 "AI 전력 효율을 높이는 BCD, 엣지 디바이스의 정확도를 높이는 고감도 센서 기술 등 스페셜티 솔루션을 융합해 고객에게 가장 필요한 AI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셜티 공정 기술은 임베디드 메모리, 이미지 센서, RF(무선주파수) 등 특정 기능을 구현한다. BCD 공정은 아날로그·디지털 신호 제어, 고전압 관리 트랜지스터를 하나의 칩에 구현한 것으로, 주로 전력 반도체 생산에 활용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포럼에서 파운드리와 메모리, 패키지 역량을 모두 보유한 종합 반도체 기업의 강점을 바탕으로 고객 요구에 맞춘 통합 AI 솔루션 턴키(일괄 생산) 서비스 등 차별화 전략을 제시했다.
AI 반도체에 적합한 저전력·고성능 반도체를 구현하기 위한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과 2.5차원 패키지 기술 경쟁력으로 선단 공정 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다.
GAA는 전류가 흐르는 채널을 기존 3면에서 4면으로 확대해 공정 미세화에 따른 트랜지스터 성능 저하를 극복하고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끌어올린 차세대 반도체 핵심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국내 DSP 업체인 가온칩스와의 협력으로 최첨단 공정 기반 턴키 서비스 수주 성과를 밝혔다. 일본 AI 기업 프리퍼드 네트웍스의 2나노 기반 AI 가속기 반도체를 2.5차원 첨단 패키지로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22년 세계 최초로 3나노 GAA 구조 기반 파운드리 양산에 성공한 데 이어 3나노 2세대 공정 역시 순항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삼성전자는 국내 우수 팹리스 업체들이 HPC(고성능 컴퓨팅)·AI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DSP들과 손잡고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내 고객들이 최신 공정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 지원을 뒷받침하고 있으며, 시제품 생산을 위한 MPW(멀티 프로젝트 웨이퍼)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MPW 서비스로 고객은 단일 웨이퍼에 여러 종류의 설계를 배치해 테스트하는 등 제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MPW 서비스 횟수는 4나노 공정부터 고성능 전력 반도체를 생산하는 BCD 130나노 공정까지 32회로 전년 대비 약 10% 증가했다. 2025년에는 35회까지 늘린다.
국내 팹리스와 DSP의 수요가 많은 4나노의 경우, 내년 MPW 서비스를 올해보다 1회 더 운영해 HPC·AI 분야 국내 첨단 반도체 생태계 확대를 뒷받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