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말은 있지만, 아끼겠다. 노시환(24·한화 이글스)이 빨리 회복해 돌아오길 기도하고 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이 정규시즌 후반기 첫 경기부터 차포 중 '포'를 떼고 시작하게 됐다.
한화는 지난 8일 1군 엔트리에서 붙박이 4번 타자 노시환을 제외했다. 지난해 31홈런 101타점으로 2관왕을 차지한 노시환은 올해도 팀 타선 중심을 지켜왔다. 18홈런을 때려내며 이 부문 리그 7위. 한화에서 10홈런 이상을 때린 건 그와 요나단 페라자(16개) 뿐이었다. 그는 페라자마저 6월 부상으로 잠시 이탈했던 한화 타선을 전반기 내내 지켰다.
하지만 올스타전 도중 '비보'를 전했다. 지난 5일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 참가했던 노시환은 6일 올스타전 본 행사 시작 전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향했다. 두 차례 검진 결과 좌측 어깨 부위 후하방 관절와순 부분 손상 소견을 받았다. 관절 내 염증이 많아 최소 3주 이상 그라운드를 떠난다.
한화는 전반기를 36승 2무 44패로 마쳤다. 시즌 중 김경문 감독으로 사령탑을 교체하면서 반전을 노렸으나 이렇다 할 상승세를 잡지 못했다. 양승관 수석 코치, 양상문 투수 코치를 영입하면서 후반기 반등을 노렸는데 시작도 전에 4번 타자를 잃었다.
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4 KBO리그 정규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김경문 감독은 "노시환이 3주에서 4주 정도 빠진다고 알고 있다. 그동안 묵묵히 노력해 온 하주석이 3루로 나간다. 잘 해낼 거라 믿고 기대한다"고 전했다.
노시환의 부상에 대해선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 감독은 "노시환이 공교롭게도 홈런 더비 이후 부상을 당했다"는 질문에 "하고 싶은 말은 있지만, 말을 아끼는 게 나을 것 같다. (일정은) 위에서 이뤄지는 일이다. 결정된 후 감독이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하는 건 깨끗하지 않다. 노시환이 빨리 회복해 돌아오기만 기도하고 있다"고 답했다.
짧은 올스타 휴식기 문제는 올스타전 기간 이뤄진 감독자 회의에서도 화두에 올랐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현장에서의 이야기를 취합해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님께서 총재님에 전달했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ABS 이야기 등을 허심탄회하게 나눴다"며 "부상 선수가 우려했던 대로 나왔다. 우리 팀은 아니지만 상대 팀 중심 선수(노시환)가 다쳤다. 전적으로 짧은 휴식기의 영향이라고만 말하긴 어렵지만, 선수들이 짧은 기간만 쉬고 휴식 없이 후반기를 치른다. 그 점이 굉장히 큰 부담인 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김경문 감독은 "감독자 회의에서 그런 건의는 했다. 올스타전 스케줄을 보니 가볍지 않더라. 이틀 동안 정규시즌 경기 못지 않게, 더 힘든 일정이었다. 그래서 허구연 총재님께도 휴식기 에 대해 이야기는 꺼냈다"며 "가장 중요한 건 주전 선수들이 부상 없이, 많이 와주신 팬분 앞에서 좋은 경기를 하는 것이다. 물론 백업 선수들도 잘 해주겠지만, 주전들이 자꾸 빠져서 탄탄하지 못한 야구를 하면 아쉬운 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