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분야는 결국 경험이 중요하다. 정체되어서도 안 되겠지만, 내 노하우를 선수단에 잘 접목해 젊은 투수들이 잘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감독, 단장, 해설위원으로 오랜 커리어를 보냈던 베테랑이 다시 코치로 현장에 돌아왔다.
양상문 한화 이글스 투수 코치는 9일 현장으로 복귀했다. 한화는 지난 5일 양 코치와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롯데 자이언츠 감독, LG 트윈스에서 감독과 단장으로 이미 십여 년 동안 현장을 누볐던 이가 코치로 돌아오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양상문 코치는 "나 뿐만 아니라 야구인이라면 유니폼을 입는 게 가장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다. 오랜만에 그라운드에 오니 그 생각이 든다"며 기뻐했다.
김경문 감독은 중학교, 대학교 선후배로 양 코치와 오랜 교분을 쌓은 바 있다. 김 감독은 이번 영입에 대해서도 "떨어져 있어도 항상 대화를 주고 받곤 했던 사이"라며 "앞으로 한화 투수진은 어느 팀 못지 않게 강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감독은 "그 부분에 대해 양 코치와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전반기가 끝날 때쯤엔 '이 정도면 앞으로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겠다'는 자신감도 느꼈다. 후반기 삐끗할 때도 있겠지만, 앞으로 투수진이 더 강해질 거로 생각한다"며 "양 코치가 젊은 투수들을 잘 지도해 최강 투수진을 만들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양상문 코치는 "선수단과 만나 '야구를 잘할 수 있게 도움이 되고 싶다. 한화가 더 많이 이기는 데 역할을 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김 감독님께서 '투수들이 마운드에서 더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면 좋겠다'고 하셔서 선수들에게도 그대로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양 코치는 "밖에서 볼 때 한화는 성적을 좀 더 낼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는 느낌을 받았다. 투수와 타자 모두 잠재력 있는 선수들이 있다"며 "타자도 그렇지만 특히 투수는 갑자기 잘하는 선수는 없다. 항상 스텝 바이 스텝이다. 나름대로 나도 경험이 있으니 서수들과 이야기하면서 장점은 극대화시키고, 부족한 부분은 조금씩 교정하겠다. 그러다 보면 본인의 잠재력을 분명 터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젊은 지도자들이 늘어나고, 데이터 분석 등 최신 기술에 익숙한 코치가 살아남는 세상이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이 현장에 돌아왔듯 베테랑의 장점도 있다. 김경문 감독은 "젊은 코치들도 많이 공부하고, 알겠지만, 우리 같은 베테랑들도 공부 안 하는 사람이 아니다. 후배들에 뒤지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전했다.
양상문 코치는 "전문 분야라는 건 결국 경험이 중요하다고 본다. 야구, 투수 파트는 내 전문 분야라고 할 수 있다"며 "(야구 지식이나 코칭 능력이) 정체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던 노하우 등을 잘 접목해서 어린 투수들이 잘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