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축구대표팀이 12년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결승에 안착했다. 2007년생 라민 야말(바르셀로나)가 역전 골을 터뜨리며 선배들을 이끌었다.
스페인은 10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푸스발 아레나 뮌헨에서 열린 유로 2024 준결승전에서 프랑스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스페인이 대회 결승에 오른 건 우승을 차지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이날 스페인은 시작 9분 만에 랑달 콜로 무아니(파리 생제르맹)에게 선제 헤더 골을 내줬다. 하지만 전반 21분 야말이 장거리에서 환상적인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균형을 맞췄다.
이어 4분 뒤 다니 올모(라이프치히)가 박스 안에서 멋진 트래핑 뒤 오른발 슈팅으로 역전까지 이뤄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프랑스는 후반 내내 스페인을 압박했다. 하지만 박스 안에서 시도한 6개의 슈팅은 모두 골문을 외면했다. 오렐리앙 추아메니, 킬리안 음바페(이상 레알 마드리드)의 슈팅도 끝내 골키퍼 우나이 시몬(아틀레틱 클루브)을 넘지 못했다.
승리의 주역은 야말이었다. 야말은 이날 후반 45분까지 90분을 소화하며 패스 성공률 79%(23회 성공/29회 시도)·키 패스 2회·빅 찬스 생성 1회·공격 지역 패스 4회·리커버리 4회·볼 경합 승리 6회·피파울 2회 등으로 활약했다.
무엇보다 야말이 터뜨린 동점 골의 기대 득점(xG)은 단 0.03에 불과했다. 손흥민(토트넘)의 감아차기 슈팅을 연상하게 하는 득점으로 역대 대회 최연소 득점자로 이름을 남겼다.
UEFA에 따르면 야말은 16세 363일의 나이로 대회 최연소 득점자로 우뚝 섰다. 종전 기록은 유로 2004 당시 스위스 국가대표팀 요한 폰란텐(취리히)이 세운 18세 141일이었다. 야말은 UEFA 선정 이 경기의 최우수 선수(POTM)로도 꼽혔다.
야말은 승리 뒤 “결승에 진출해서 기쁘지만, 아직 가장 중요한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어려운 순간이 있었다. 일찍 실점할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득점 장면에 대해선 “정확히 상단 모서리를 노렸고, 희열을 느꼈다. 너무 많이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저 즐기면서 팀을 돕고 싶다. 모든 경기에서 이겨서, 독일에서 내 17번째 생일(7월 13일)을 축하할 수 있게 이곳에 왔다”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