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는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을 연출한 김태곤 감독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김 감독은 이선균의 캐스팅을 놓고 “선균이 형은 감독, 배우 전에 조금 알았다. 당시 (이선균) 소속사 대표님이 제 전작 ‘굿바이 싱글’을 제작해서 알게 됐다”며 “인간에 대한 호감도가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형이 모든 장르가 잘 어울린다. 근데 재난 영화를 한 번도 안 해봤다고 했다. 그래서 이런 걸 준비하고 있는데 어떠냐고 했더니 ‘내가?’ 이러면서 놀라더라”며 “충분히 하실 수 있을 거라고 했다. 되게 중심을 잘 잡고 갔다. 구심점이 돼서 극을 이끄는 거에 대한 부담이 있을 텐데 그걸 너무 훌륭하게 잘해줬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이선균은) 까다로운 배우”라며 “하나도 대충 넘어가는 게 없다. 대교 위에서 벌어지는 일이 많아서 구간마다 세팅, 동선이 달라야 해서 이해도가 충분해야 했다. 하나하나 논의하고 아이디어를 많이 내줬다. 그러고 촬영에 들어가면 또 되게 열심히 해주셨다. 영화를 위해서 위험까지 감수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또 영화를 선보이는 소감에 대해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처음엔 되게 조심스러웠다. 근데 종영 시사회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나눔 재단 청소년 친구들이 왔다. 저희가 들어가는데 환호하면서 박수를 쳐줬다”고 회상했다.
김 감독은 “그 순간 ‘아, 너무 조심스러워하지 않아도 되겠다’ 싶었다”며 “(이선균) 형도 그걸 바랄 거 같았다. 어찌 됐든 이 영화를 많이 알리고, 많은 분이 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게 형도 바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이선균의 죽음으로 달라진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감독은 “처음 그대로 오롯이 지키는 게 선균이 형을 위한 거라고 생각했다. 덜 한 것도 더한 것도 없고 애초에 계획했던 대로 만들었다”고 답했다.
‘탈출’은 짙은 안개 속 연쇄 추돌 사고가 일어나고,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풀려난 통제불능의 군사용 실험견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오는 12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