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빅토리’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박범수 감독과 배우 이혜리, 박세완, 이정하, 조아람이 참석했다.
‘빅토리’는 1999년 남쪽 끝 거제의 교내 댄스 콤비 추필선(이혜리)과 단짝 미나(박세완)가 오직 춤을 추기 위해 결성한 치어리딩 동아리 ‘밀레니엄 걸즈’를 만들어 뜨거운 응원전을 펼치는 이야기다. 치어리딩을 소재로 한 국내 최초 상업 영화다.
이날 이혜리는 작품에 대해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었고 박범수 감독님의 필력에 반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사실 시나리오가 너무 완벽해서 ‘저 못할거같다’고 거절했다. 캐릭터도 좋고 이야기가 좋아서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었고 걱정이 앞섰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박범수 감독님을 만나고 나서는 걱정이 신뢰로 바뀌었다.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혜리는 치어리딩하는 캐릭터 준비를 위해 3개월 동안 매일 8~9시간 춤 연습에만 매진했다고 전했다. 그는 “힙합을 배워야 했는데 박세완과 저 둘 다 처음 도전하는 장르였다”며 “거울 속 날 보는 게 너무 힘들었다. 춤 선생님의 멋짐을 따라 하고 싶은데, 거울 속 내 모습은 갈 길이 삼만리였다. 정말 매일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서는 ‘빅토리’가 학교물이고 과거를 배경으로 하는 점이 이혜리의 대표작 ‘응답하라 1988’의 덕선 캐릭터가 연상된다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혜리는 “‘응답하라 1988’의 덕선과 ‘빅토리’의 필선이 비슷한지 몰랐다. 레트로 감성 때문에 그렇게 느낄 수도 있지만 외형적으로도 성격도 덕선과 필선은 전혀 다르다”며 “시나리오를 믿고 충실하게 연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단짝으로 호흡을 맞춘 박세완에 대해 “저희가 나이도 동갑이고 키와 발 사이즈도 똑같다. 지금은 몸무게도 비슷할 것 같다. 쌍둥이 같은 친구”라며 “촬영할 때 박세완에게 의지를 많이 했다. 눈만 마주쳐도 무슨 생각하는지 알 정도였다”고 말했다.
박세완이 연기하는 미나는 거제에서 유명한 ‘미나반점’의 장녀이자 필선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치어리딩을 함께하는 댄서 콤비다. 이날 박세완은 “제 연기 인생에서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는 청춘물이 ‘빅토리’라고 생각했다. 꼭 하고 싶었다”며 “그리고 제가 ‘스맨파’(스트릿 맨 파이터) 열정 팬이다. 킹키, 우태 선생님들에게 개인 레슨을 들을 수 있던 것도 출연 이유”라고 밝혔다.
박 감독은 시나리오를 집필했을 때부터 이혜리를 필선 역으로 낙점했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이혜리가 처음에 ‘못한다’고 했을 때 삼고초려 했다. 우리 영화는 에너지로 가는 영화다. 또 이미지가 호감이어야 하고 연기도 춤도 해야했기 때문에 그걸 다 소화할 수 있는 건 이혜리 뿐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치어리딩을 소재로 택한 이유에 대해 박 감독은 “제 친구가 힘들 때마다 보는 영화가 있다고 하더라. 치어리딩 영화가 그런 영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