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2번 타자로 변신한 최원준(27)이 난적 LG 트윈스와의 후반기 첫 3연전에서 KIA 타이거즈의 연승을 이끌었다.
최원준은 지난 10일 성루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원정에서 2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최원준은 중요한 순간마다 해결사로 나섰다. KIA가 LG 선발 투수 디트릭 엔스를 상대로 3회까지 출루 조차 못하고 있었지만, 그가 4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커트 4개(의도적으로 파울을 만드는 타격)를 해내는 등 집요한 타격으로 9구 승부를 끌어낸 뒤 결국 결대로 밀어 치는 타격으로 좌전 안타를 만들었다.
KIA가 0-2로 지고 있던 9회 초, 1사 3루에서는 LG 마무리 투수 유영찬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치며 1점 차로 따라붙는 적시타를 쳤다. KIA는 2사 뒤 최형우가 좌중간 안타를 치며 1루 주자 김도영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쐐기타도 최원준이 해냈다. KIA는 연장 10회 초 서건창이 백승현으로부터 볼넷, 한준수가 중전 안타를 치며 1·3루를 만들었고, 박찬호가 희생플라이로 3-2 역전에 성공했다.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볼넷을 얻어내며 다시 만든 득점권 기회에서 최원준이 우전 안타를 치며 다시 1점 추가했다. LG 우익수 홍창기의 송구 실책까지 나오며 소크라테스까지 홈을 밟았다 5-2로 앞선 KIA는 리드를 지켜내며 후반기 첫 3연전 1·2차전을 모두 잡았다.
최원준은 전날(9일) LG 1차전에서도 2번 타자로 나서 2루타 포함 멀티히트를 기록한 바 있다. 주로 7~9번에 나서고 있던 그는 이범호 감독이 공격력 강화와 분위기 전환을 위해 타순 변화를 주며 2번으로 올라섰다. 타격 코치 시절부터 최원준을 지도한 이범호 감독은 "(최)원준이가 가장 먼저 타석에 나서는 1번은 선호하지 않는 느낌을 줬다. 선수 심리 상태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1번으로는 쓰지 않았다"라고 했다.
최원준을 사령탑 배려 속에 2번으로 나섰고, 중심 타선 앞에 기회를 만들 뿐 아니라 직접 해결사로 나서는 활약을 보여주며 KIA의 독주 체제 구축에 기여했다.
경기 뒤 최원준은 9회 추격 적시타를 친 상황에 대해 "0-2로 지고 있었고, 1득점으로는 경기를 뒤집을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편안한 마음으로 타석에 나섰다. 타격 코치님 조언이기도 했다. 10회는 상대 투수가 사이드암스로였고, 내 다음 타석이 우타자 김도영이었기 때문에 감독님께서 '최대한 공격적으로 스윙하라'라고 주문하셨다. 운이 좋게 타점을 내며 좋은 결과를 얻었다"라고 돌아봤다.
팀이 1위를 지키고 있고, 자신도 그 일원으로 힘을 보태려고 한다. 최원준은 "타격감이 올스타 브레이크 직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대구 원정부터 좋아졌다. 개인 성적이 좋았던 2021년을 떠올리며 따라 하려고 한 게 주효했다"라고 설명하며 "팀이 상위권에 있기 때문에 재밌게 야구를 하고 있다. 내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팀이 이기면 되기 때문에 밝고 즐겁게 경기에 임하려 하고 있다. 이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