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주명이 ‘파일럿’으로 스크린 출사표를 던졌다. 유독 똑 부러지는 모습으로 케미를 완성해 온 이주명은 영화 데뷔작 ‘파일럿’에서도 가장 잘하는 분야로 본인의 존재감을 확실히 자리매김한다.
31일 개봉하는 ‘파일럿’은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조정석)가 여장으로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코미디로, 극 중 이주명은 여장 버전 조정석의 입사 동기 파일럿 윤슬기 역으로 돈독한 케미스트리를 펼친다.
우연하게도 이주명은 조정석과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 생활’에 함께 출연했던 인연이 있다. 조정석과 접점이 있던 것은 아니지만, 조정석의 동기인 정경호의 여자친구 송 PD역으로 짧게 등장했다. 당시 적은 분량이지만 자연스러운 연기로 임팩트를 남겼다.
조정석 또한 당시 이주명을 인상 깊게 지켜보고 정경호에게 ‘그 배우 어떠냐, 너무 좋다’고 묻기도 했다고. 그렇기에 이번 이주명 캐스팅 소식이 전해졌을 때 유독 반가웠다고 밝혔다.
누군가의 여자친구로 짧게 등장한 데 이어 다음 작품에서는 누군가의 ‘절친’ 역으로 필모를 이어갔다. 이번에는 좀 더 많은 분량으로 확실하게 자신을 각인시켰다. 이주명은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는 나희도(김태리)와 문지웅(최현욱)의 단짝 친구이자 반골 기질 강한 전교일등 지승완 역으로 ‘의리 있는 똑순이’ 이미지를 얻었다.
특히 극 중 지승완이 문지웅에게 가해진 부당한 교내 체벌에 항의해 자퇴를 결심하는 장면은 아직도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인상 깊은 장면으로 회자된다. 이주명은 당당히 폭력 교사에 맞서며 “전 ‘내 일 아니면 나 몰라라 나만 아니면 돼’ 그렇게 살기 싫어서요”라는 대사를 풍부한 표정과 정확한 딕션으로 표현해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했다.
그런가 하면 엄마 앞에서는 친구들 앞에서 어른스럽게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내며 여린 모습을 표현해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드러냈다. 연기력을 증명한 이주명은 드라마 ‘모래에도 꽃이 핀다’에서 드디어 주연으로 거듭났다.
그는 극 중 거산 군청 씨름단 관리팀장으로 위장 수사 중인 형사 오유경 역을 맡아 성장과 로맨스, 미스터리가 혼합된 장르에서 중심을 잡았다. 시청률이 높게 나오지는 않았으나, 이주명은 이례적으로 외신의 주목과 호평을 받았다. 지난 1월 미국 매체 롤링스톤은 이주명의 연기를 꼽으며 “(극 중 상대역) 백두의 자존감 떨어진 모습에 흔들리는 자신을 드러내는 연기 톤이 완벽하다”고 평했다.
실제로 당찬 성격은 아니라는 이주명은 기 쎈 연기를 위해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참고했다고 고백하는가 하면, 할리우드 배우 짐 캐리를 롤모델로 꼽으며 어떤 연기든 기본적으로 유쾌하고 가볍게 풀어내고 싶다는 연기관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파일럿’에서는 전작에서 다양한 배우와 함께 하며 자신만의 매력을 구축해 온 이주명이 조정석과 어떤 코믹 앙상블을 완성할지가 볼거리다. 극 중 이주명이 분한 윤슬기는 밝은 에너지와 뚜렷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 여장을 하고 취업한 한정우와 남다른 케미를 드러낸다.
이주명은 극 중 배역에 대해서 “자기 감정에 솔직하고 타인의 감정을 잘 느끼는 인물이다. 그런 슬기를 닮고 싶었고 캐릭터에 진심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에 조정석도 “같이 촬영하면서 다양한 매력을 지닌 배우임을 실감했다”고 밝혀 이주명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실제 지난 16일 언론 시사 후 이주명 연기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주명은 “(조정석과)‘찐친 케미’라고 해주셔서 너무 뿌듯하다”며 “선배가 워낙 롤모델인지라 긴장할 때도 많았는데 편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조정석에게 공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