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한 염원이다.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39)가 20년 묵은 꿈 앞에 섰다. 2021년 눈앞에서 놓친 한국시리즈(KS) 티켓을 이번에는 반드시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로 올 여름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강민호가 후반기 첫 조아제약 주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5경기에 출전해 타율 0.588(17타수 10안타) 3홈런 9타점을 기록한 강민호는 이 기간 리그 타격 1위, 홈런 공동 1위, 타점 1위,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 1위(1.768)이라는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며 조아제약과 일간스포츠가 선정한 7월 둘째 주 MVP에 이름을 올렸다.
강민호의 전반기는 썩 좋지 않았다. 전반기 8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0(215타수 58안타)에 그쳤다. 특히 6월엔 타율 0.224로 주춤했다.
하지만 강민호는 7월에 반등했다. 9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냈고, 타율 0.485(33타수 16안타·17일 기준)에 1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어느덧 타순은 4번 타자까지 올라갔다. 강민호의 활약에 팀도 상승세를 타며 2위에 복귀했다.
강민호에게 후반기 달라진 점을 물었다. 강민호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달라진 건 없다. 전반기 때 막힌 혈이 후반기에 풀리는 느낌이다"라고 덤덤해했다. 그는 "그저 전반기 팀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많이 못했던 게 마음에 걸렸다. 내가 못 칠 때 어린 선수들이 전반기에 잘 쳐줬는데, 이들이 지친 후반기에는 꼭 고참으로서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라고 덧붙였다.
달라진 건 없지만, 그는 꾸준했다. 그는 "경기장에 일찍 출근해 준비한다. 항상 똑같이 한다"라면서 "지금 같은 장마철이나 혹서기는 나도 힘들다. 하지만 계속 이렇게 해야 오래 야구를 할 수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강민호는 "이제 나는 막연하게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선수가 아니다. 생존해야 하는 선수다. 기량이 떨어지면 옷을 벗어야 하는 위치라 더 노력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쟁력이 없다면 유니폼을 벗어야 한다. 하지만 경쟁력이 있다면 굳이 은퇴 시기를 정해놓고 그만두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지금 더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삼성은 2021년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던 때와 비슷한 페이스로 우승 경쟁 중이다. 당시엔 눈앞에서 정규시즌 우승을 놓쳤다. KT 위즈와 승률 동률로 정규시즌을 마쳐 1위 결정전까지 추가로 치렀고, 그 단판 승부에서 패하며 KS 직행 티켓을 놓쳤다. 이어진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에서도 두산 베어스에 패하며 KS 무대를 밟지 못했다.
강민호에게 KS는 크나큰 '한'으로 남아있다. 2004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 후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는 단 한 번도 KS 무대를 밟지 못했다. 강민호는 "KS 냄새라도 맡아보고 싶다"라며 간절한 바람을 내비쳤다.
그는 "3년 전보다 높은 곳을 바라보는 건 당연하다. 지금 정말 치열하게 순위 싸움을 하고 있는데,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후반기에는 팀에 보탬이 되는 활약을 해서 꼭 KS 무대를 밟고 싶다"라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