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수원FC에 비보가 날아들었다. 핵심 선수인 이승우가 전북 현대로 떠나기로 한 것이다.
김은중 수원FC 감독은 고민이 크다. 지난 21일 인천 유나이티드를 4-1로 시원하게 이기고도 마냥 웃지 못했다. 주축 선수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전을 앞둔 김은중 감독은 “내게 전화가 오면 겁난다. (권경원이) 나갈 수 있다는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막상 닥치니까…”라며 “선수들한테 내색할 수도 없고, 우리 자원으로 또 끌고 가야 한다. 경원이한테는 고마운 마음이 있다. 어쨌든 본인이 동기 부여를 갖고선 6개월 동안 열심히 해줬다. 팀의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고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아쉽기도 하다. 기회가 되면 또다시 만나자고 했다. 가서 부상 없이 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호성적을 내는 김은중 감독이지만, 심경은 꽤 복잡해 보였다. 핵심 센터백 권경원이 아랍에미리트(UAE)행을 확정하면서 수비 공백이 생긴 탓이다. 김 감독은 “7개월 가까이 팀을 어렵게 만들어놨는데, 주축들이 다 빠져나가니까 어려움이 많이 있다. 그래도 최대한 버텨 봐야 한다. 방법이 없다. 우리가 돈을 쌓아놓고 하는 것도 아니고,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경기 후에는 이승우까지 이적을 알렸다. 이승우는 인천전을 마친 뒤 확성기를 들고 수원FC 팬들 앞에 서서 전북 이적을 발표했다. 김은중 감독이 대승 후에도 밝게 웃지 못한 이유다.
수원FC 선수단은 지난 14일 대구FC전(2-2 무)을 마친 후 공개적으로 ‘우승’을 외쳤다. 지난해 강등권에 머물다가 힘겹게 잔류한 수원FC는 이번 시즌 선두권에서 경쟁 중이다. 인천전을 마친 수원FC(승점 41)는 5위에 머물렀지만, 선두 포항 스틸러스(승점 44)를 단 3점 차로 추격했다.
그러나 김은중 감독은 쉽사리 ‘우승’을 외치지 못했다. 김 감독은 “사실 우리가 우승을 바라본다기보다, 매 경기 열심히 하다 보니 지금의 순위가 있는 것 같다. 지금 우리가 자원이 많이 없다. 최대한 버티고 있는데, 감독 입장에서는 매 순간이 고민이다. 다음 경기도 고민이다. 이적 이슈가 있는 선수들도 있다. 나는 똑같다. 밑에 팀과 최대한 벌리려고 한다. 팬과 선수들의 열망은 점점 높아지는 것 같다. 구단에서도 도와주는 게 선수들과 팬들이 바라는 바일 것 같다”고 전했다.
수원FC와 2년 7개월 만에 동행을 마친 이승우는 올 시즌 K리그1 18경기에 나서 10골 2도움을 올렸다. 그는 두 시즌 반 동안 수원FC에서 89경기에 출전, 34골 8도움이란 화려한 기록을 남기고 전북으로 향한다.
이승우는 “나도 팀을 떠나는 것을 상상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까 이렇게 된 것 같아서 너무 아쉽다. 형들도 너무나도 많이 아쉬워했는데, 그래도 좋은 곳으로 가기 때문에 많이 응원해 줬다. 준호 형이나 용이 형은 거기(전북)에 있었던 선수들이기 때문에 내게 가서 어떻게 잘하라고 이야기 해줬다. 너무 감사하고, 워낙 잘 지냈기에 이별의 아쉬움이 너무 큰 것 같다”고 속내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