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에 나서는 태극궁사들이 한국 선수단 가운데 가장 먼저 ‘실전 무대’에 나선다. 개인전 등 시드 배정과 혼성 단체전 참가 선수가 결정되는 랭킹 라운드다.
임시현(한국체대)과 전훈영(인천시청) 남수현(순천시청)으로 구성된 여자 양궁 대표팀은 25일 오후 4시 30분(한국시간) 프랑스 레쟁발리드에서 열리는 양궁 여자 리커브 랭킹 라운드에 출전한다. 이어 김우진(청주시청)과 김제덕(예천군청) 이우석(코오롱)이 오후 9시 15분부터 남자 리커브 랭킹 라운드에 나선다. 현지 기준으로는 각각 개회식 전날 오전과 오후에 열리는 일정이다.
남녀 각각 64명이 참가하는 랭킹 라운드는 선수별로 72발을 쏴 총점(720점)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다. 개인전에서는 랭킹 라운드 1위와 64위, 2위와 63위, 3위와 62위가 격돌하는 방식으로 대진이 구성된다. 단체전 대진 역시 랭킹 라운드 성적이 합산돼 반영된다. 한국 선수들 간 초반 맞대결을 최대한 피하고, 정상까지 까다로운 대진을 피하려면 선수 모두가 랭킹 라운드에서 최상위권에 올라야 한다.
내부 경쟁의 의미도 있다. 남녀 랭킹 라운드에서 한국 1위에 오르는 두 선수만 혼성 단체전 사로에 설 수 있다. 다른 선수들은 개인전·단체전 두 종목에 참가하지만, 두 선수는 혼성 단체전에 추가로 나서 또 다른 금메달에 도전할 수 있다. 지난 2020 도쿄 올림픽 당시엔 랭킹 라운드 남녀 1위에 올랐던 김제덕(당시 688점)과 안산(680점·올림픽 신기록)이 혼성 단체전에서 호흡을 맞춰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김제덕은 남자 단체전, 안산은 여자 단체전·개인전을 더해 각각 2관왕과 3관왕의 영예까지 안았다.
무엇보다 본무대를 앞두고 자신감을 크게 끌어올려야 한다. 동시에 외신들의 부정적인 개인전 전망도 보란 듯이 깨트려야 한다. 미국 스포츠전문잡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 데이터 분석업체 그레이스노트는 한국이 양궁 남녀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에서는 금메달을 따지만, 개인전에서는 김우진만 동메달 획득에 그칠 거라고 입을 모았다. 개인전 노골드 전망이 이어지는 건 선수들 입장에서도 자존심에 생채기가 날 만하다.
결국 랭킹 라운드부터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 파리 올림픽 양궁은 오는 28일과 29일 각각 여자 단체전과 남자 단체전 결승이 예정돼 있고 내달 2일 혼성 단체전 결승, 3일과 4일엔 각각 여자 개인전과 남자 결승전이 차례로 열린다. 랭킹 라운드를 시작으로 대회 내내 기세를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 그래야 대회 최소 목표로 삼은 금메달 3개, 나아가 '전 종목 석권'이라는 목표에도 다다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