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21·강원도청)가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른바 황금 세대의 선두 주자인 데다 이번 대회에 대한 기대가 워낙 컸던 터라 결승에조차 오르지 못한 충격의 크기는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황선우는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대회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 1분45초92의 기록으로 16명 중 9위에 그쳤다. 결승행 티켓은 8위까지 주어지는데, 8위 마쓰모토 가쓰히로(일본·1분45초88)와 격차는 불과 0.04초 차였다.
자유형 200m가 주종목인 황선우가 결승 무대조차 오르지 못한 건 그야말로 충격적인 결과다. 워낙 경쟁이 치열한 종목이긴 하지만 황선우의 기세가 워낙 가파른 데다 자신감도 컸기 때문이다. 마침 전날 김우민(23·강원도청)이 자유형 400m 동메달을 따내며 수영 대표팀에 좋은 기운을 불어준 터라 황선우를 향한 기대는 더욱 커졌다.
실제 황선우는 지난 2022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 2023년 일본 후쿠오카 대회 동메달에 이어 올해 2월 열린 카타르 도하 대회에선 정상까지 올랐다. 한국 수영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 3회 연속 메달을 획득한 명실상부한 에이스이기도 했다.
올해 기록도 좋았다. 1분44초75의 황선우의 2024년 기록은 세계 4위에 해당했다. 수영 전문매체 스윔스왬이 황선우를 자유형 200m 동메달 후보로 거론한 건 그만큼 최근 기세가 워낙 좋았기 때문이었다.
황선우 스스로의 자신감도 넘쳤다. 지난 2020 도쿄 올림픽 당시 자유형 200m와 100m 모두 예선이나 준결승까지는 좋은 기세를 이어가고도 결승에서 좌절했던 아쉬움 이후 3년 간 많은 경험을 쌓았다.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열린 예선에서도 전체 4위로 통과할 만큼 컨디션도 좋았다.
그러나 자신감을 안고 나선 준결승 무대에선 쓰라린 결과를 받았다. 준결승 1조로 나선 황선우는 100m까지는 1위를 달렸다. 그러나 100~150m 구간부터 속도가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순위 역시 덩달아 떨어졌다. 마지막 50m 구간 기록은 27초30에 그쳤다.
결국 1조에서 5번째로 통과한 황선우는 이어 진행된 2조에서 4명의 선수가 황선우보다 더 좋은 기록을 세우면서 결국 8명까지 주어지는 결승행 티켓을 놓쳤다. 그야말로 충격적인 결과였다.
황선우는 경기 후 “마지막 50m 구간에서 부하가 걸린 느낌이었다. 3년 동안 열심히 준비했는데 너무 아쉽다”면서도 “오늘 경기로 내 수영 인생이 끝나는 건 아니다. 계영 800m 등 남은 경기가 있으니 기분을 떨쳐내고 다음 경기를 열심히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자 자유형 400m 동메달리스트이자 자유형 200m에서도 준결승에 올랐던 김우민(강원도청) 역시 1분46초58의 기록으로 16명 중 12위에 머물러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