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55) 축구대표팀 감독이 취임 후 16일 만에 마이크를 잡고 취재진과 마주했다. 홍 감독은 “팬들로부터 내가 용서받는 방법은, 내 자리에서 한국 대표팀의 성장과 발전을 이끄는 일뿐이다”라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29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 참석해 다시 한번 취재진과 마주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13일 대한축구협회(KFA) 이사회를 거쳐 A대표팀 감독으로 최종 선임됐다. 이후 외국인 코치 인선을 위해 해외로 출국했다가, 16일이 지난 오늘에서야 처음으로 취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홍 감독은 먼저 “지난 5개월간 여러 논란으로 국민 여러분께 염려 끼쳐드린 점에 대해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K리그 팬들과의 약속을 져버린 데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가진다. 큰 성원을 보내주신 울산 HD 팬 여러분께 사과와 용서를 구하고자 한다. 이들이 보내주신 뜨거운 응원과 전폭적인 지지 덕분에 감독으로 설 수 있었다. 실망감을 드려 다시 한번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자리에서 일어나 직접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홍명보 감독은 이임생 KFA 기술본부 총괄이사와의 긴 대화를 통해 마음을 바꿔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 감독은 “지금 한국 축구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대표팀을 중심으로 한국 축구가 장기 발전할 체계가 중요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 축구의 방향과 체계를 수립하려고 한다”라고 짚었다. 이어 “이 이사는 나에게 축구철학과 운영 방안 등에 물었다. 나는 그동안 대표팀 감독, 협회 전무이사를 하며 평소가 가지고 있던 부분을 솔직히 얘기했다. 얘기를 들은 이 이사가 나에게 감독직을 제의했고, 고심 끝에 수락하게 됐다”라고 답했다.
수평과 소통을 강조한 홍명보 감독은 “카리스마는 내가 가진 하나의 특징이지, 나의 모든 걸 대변해 주진 않는다. 나는 원래 수평적인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논란이 된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윤리센터 등의 감사 여부에 대해선 “협회를 통해 따로 들은 내용은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끝으로 이번 해외 출장 중 3차례에 걸쳐 코치 면담을 마쳤다고 돌아본 홍명보 감독은 “아주 좋은 시간이었다. 유럽의 트렌드를 확인할 수도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첫 그룹은 협상 중이다. 안 된다고 한다면, 다음 후보로 넘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게 이뤄지진 않았다. 당장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코치진 구성은 아직 발표할 시기가 아니라는 게 홍 감독의 입장이었다.
홍명보호의 첫 공식전은 오는 9월 5일 열리는 팔레스타인과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1차전이다. 경기에 나설 최종 명단은 8월 26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홍명보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 A대표팀, K리그 감독으로 활동하며 많은 경험을 쌓았다. 개인적인 욕심이 아닌,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다해보고자 하려고 한다. 대표팀은 성적과 체계의 확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성공을 위한 내 모든 걸 쏟아붓겠다. 모든 지적, 따끔한 목소리도 받아들이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