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비치발리볼 대표팀 스테번 판더 펠더(29)는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샹 드 마르스 광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비치발리볼 이탈리아전에 출전했다. 그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만난 만 12세 영국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2016년 4년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네덜란드로 송환, 이후 1년 형기만 채우고 출소한 뒤 2018년부터 다시 국제대회에 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유력 매체 더 가디언은 이날 에펠탑 앞에서 경기를 지켜본 관중들의 반응을 전했다. 판더 펠더가 소개될 때부터 큰 아유가 들렸고, 그의 동료 매튜 임머스에겐 환호가 쏟아졌다고. 그렇게 야유와 박수가 뒤섞였다. 이 매체는 '판더 펠더를 향한 환호는 없었다. 그는 자신을 향한 조용한 박수에 모래 코트를 걸어가며 팔을 들어 반응했다"라고 전했다.
내덜란드 올림픽위원회는 판더 펠더를 국가대표로 선발한 걸 의식했는지, 그의 선수촌 입촌을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조처가 오히려 다른 국가 매체들과 판더 펠더를 떨어뜨려 놓은 것이라고 꼬집은 시선도 있다.
더 가디언은 현장을 찾아 자국 선수를 응원한 네덜란드인과의 인터뷰도 전했다. 성을 밝히지 않은 예스퍼는 "이 사건이 네덜란드 사람들 사이에서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그가 저지른 범죄는 물론 민감한 문제다. 그래서 그를 응원할 것인가 문제로 많은 이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복역을 마쳤으니 경기는 출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 가디언은 네덜란드 올림픽위원회 고위 관계자가 네덜란드에 거주하는 영국인의 우려에 대한 답변으로 "판더 펠더가 소아성애자(paedophile)는 아니라는 주장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대변인도 "위험 인물을 (올림픽이 열리는) ㅍ파리에 보내진 않는다"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판더 펠더가 올림픽이라는 세계인에 축제에 나서는 게 그와 유사한 범죄 이력이 있는 이들에게 위험한 메시지를 보내고, 성적 학대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를 할 수 있지만, 자국 선수 보호하려는 반응만 내놓고 있다. 판더 펠더가 후회하고 있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선수 선발과 출전은 각 국 위원회가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비치발리볼이 열리는 에펠탑 광장은 환호와 야유가 계속 뒤섞일 전망이다. 한편 네덜란드는 이날 이탈리아에 1-2로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