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단체전 3연패에 도전하는 '어펜저스'가 8강전을 가뿐히 승리한 후 '홈 팀'이자 '종주국'인 프랑스와 만난다.
오상욱(27대전광역시청), 구본길(35·국민체육진흥공단), 박상원(23·대전광역시청), 도경동(24·국군체육부대)으로 구성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3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8강에서 캐나다를 45-33으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한국은 맏형 구본길이 나선 2라운드까지 8-10으로 밀렸으나 2000년생 막내 박상원이 출격한 3라운드에서 15-11로 전세를 뒤집으며 주도권을 잡았다.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오상욱이 에이스답게 5라운드 상대 프랑수아 포숑으로부터 1점만 내주는 압도적 경기력으로 점수를 25-19까지 벌렸다.
박상원이 샤울 고든과 만난 6라운드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이어가며 30-21로 도망갔고, 주춤했던 구본길도 7라운드에서 살아나며 코숑을 상대로 35-22를 만들어 승기를 잡았다. 이후 점수 차를 유지했다.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012년 런던, 2020년 도쿄 대회에 이어 올림픽 단체전 3연패를 노린다. '종목 로테이션'이 반영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는 남자 사브르 단체전이 열리지 않았다.
다음 상대는 이번 대회 홈 팀이자 펜싱의 종주국인 프랑스다. 앞서 프랑스와 만났던 여자 에페 단체전 대표팀은 강렬한 홈 응원 열기에 눌리기라도 한듯 8강에서 충격패를 당했다.
8강전 승리 후 취재진과 만난 구본길은 "사실 개인전이 끝난 후 부담을 많이 느꼈다. 그런데 후배들이 단체전에서 너무 잘 뛰어줬다. 오늘 첫 게임, 두 번째 게임에서 뛸 때 난 부담을 좀 느꼈다. 그런데 후배들이 너무 잘 해주니 마지막 게임에서 다시 자신감을 찾을 수 있었다. 조금씩 맞춰간다고 생각이 든다. 첫 게임을 고비라고 생각했는데 잘 넘겼으니 이후 경기들도 잘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준결승 상대가 결정되기 전 구본길에게 선호하는 상대를 묻자 그는 "둘 다 비슷한 실력의 팀이다. 물론 프랑스가 올라오면 홈 관중이 있으니 걱정스러운 부분은 있다"면서도 "하지만 진천 선수촌에서 대비 훈련을 많이 했다. 누구든 상관없다"고 자신했다.
종주국답게 이번 대회 펜싱 경기장 관중의 열기는 그 어떤 종목보다도 뜨겁다. 돔 형태인 그랑 팔레는 언제나 함성 소리로 가득 차 있다. 구본길은 "확실히 프랑스에서 인기 종목이라는 게 느껴진다. 열기도, 응원도 남다르다. 경기장 규모도 그렇다"고 전했다.
혹여나 판정에서 '홈 어드밴티지'가 나올 거라는 걱정도 하지 않았다. 구본길은 "(최고 무대인) 올림픽이라서 심판들도 정확하게 잡아준다. 관중 호응에 잘 흔들리지 않더라. 우리가 훈련한 것만 잘 보여준다면 좋은 성적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3연패를 노리는 남자 사브르 대표팀과 종주국 프랑스의 맞대결은 잠시 후 한국시간 10시 50분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