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도, 반전도 없었다.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녀 단체전을 석권한 태극궁사들이 나란히 개인전에서도 16강에 올랐다. 단 1명도 실수하지 않으면서 ‘4강에 한국 선수만 3명’이 모이는 대진도 가능해졌다.
남녀 막차를 탄 건 김제덕(예천군청)과 임시현(한국체대)이었다. 나란히 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여 개인전에서 64강과 32강을 잇따라 통과하고 16강 진출권을 따냈다. 김제덕이 32강에서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긴 했으나 결국 승전고를 울렸다. 여자부 임시현은 '역시' 에이스다웠다.
김제덕과 임시현이 나란히 16강에 오르면서 한국 양궁은 남녀 개인전 16강에 각각 3명씩 출전하게 됐다. 남녀 단체전 멤버들이 단 1명도 빠짐없이 생존한 것이다. 여자 단체전 10연패를 달성한 임시현과 전훈영(인천시청) 남수현(순천시청), 남자 단체전 3연패를 이끈 김제덕과 김우진(청주시청) 이우석(코오롱)이 16강 대진표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2일 혼성 단체전에 나서는 김우진-임시현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을 숨을 고른 뒤 여자부가 오는 3일, 남자부는 4일 각각 남은 토너먼트 일정을 치른다. 16강전을 시작으로 결승전까지 하루에 모두 펼쳐진다. 여자부는 전훈영이 3일 오후 4시 56분 처음 사로에 서고, 임시현이 오후 5시 9분, 남수현이 오후 6시 1분 차례로 16강전을 치른다.
이어 남자부는 4일 오후 4시 43분 이우석을 시작으로 오후 5시 9분 김우진, 오후 6시 1분 김제덕 순이다. 16강에 3명씩 이름을 올린 건 당연히 남녀 통틀어 한국이 유일하다.
단체전 우승은 물론 64강과 32강을 치르면서 저마다 좋은 기세를 보여준 터라 개인전에서의 금메달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4강에 한국 선수가 3명씩 이름을 올릴 수도 있다. 개인전에 참가하는 나라들 가운데 한국만이 꿈꿀 수 있는 대진표이기도 하다.
남자부의 경우는 김우진과 이우석이 4강에서 만나게 되는 대진표다. 김제덕은 결승까지는 한국 선수와 만나지 않는다. 반대로 여자부는 임시현과 전훈영이 4강에서 만나게 되고, 이 경기에서 승리하는 선수가 남수현과 금메달을 놓고 다투게 된다. 모든 선수들이 패배 없이 계속 다음 라운드로 진출한다는 전제다.
특히 남녀 개인전은 대회 전 외신들이 그렇게 한국을 주목하지 않은 종목이라는 점에서 선수들의 의지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레이스노트나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김우진만 남자 개인전 동메달을 차지할 뿐 남자부 금메달은 없고, 여자부는 아예 노메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제는 보란 듯이 외신의 예상을 뒤집을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