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에서 값진 은메달을 차지한 뒤 취재진과 만난 남수현(19·순천시청)의 눈은 부어있었다. 개인전을 마친 뒤 쏟아진 눈물 탓이다.
남수현은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임시현(한국체대)에게 3-7(29-29, 26-29, 27-30, 30-29, 26-28)로 져 은메달을 차지했다.
2005년생으로 양궁 대표팀의 막내이기도 한 그는 앞서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여자 개인전에서도 은메달을 차지하며 생애 첫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개인전을 마친 뒤 쏟아진 눈물의 의미는 금메달을 따지 못해서가 아니라, 그동안 힘겨운 여정을 잘 견뎌냈기 때문이었다.
남수현은 “(눈물을) 진짜 참고 있었는데, 양창훈 감독님께서 너무 고생했다고, 자랑스럽다고 해주시는 그 한마디에 터져버렸다”며 “(져서 운 건) 전혀 아니었다. 영광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최대한 즐기면서 제가 준비했던 거를 다 보여주자는 게 목표였다”며 “그거를 어느 정도는 이룬 거 같다. 정말 시현 언니랑 같이 결승전을 해서 정말 영광이었다”고 덧붙였다.
남수현은 대표팀에 들어온 뒤 자세나 장비 등 많은 것을 바꾸고 그야말로 일취월장해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은메달을 차지했다.
그는 “장비 쪽으로는 거의 다 바꿨다고 보면 될 거 같고, 자세도 조금씩 보강했던 것 같다”며 “감독님 말씀으로는 원래 중학생 자세였는데, 지금은 실업팀 자세라고 하신다. 이제 어른이 된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이어 “아무래도 대표로 선발되고 (단체전) 10연패라는 목표를 달성해야 되다 보니까, 그 목표가 있어서 최대한 빨리 받아들이고 바꾸려고 했던 거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남수현은 4강전에서 프랑스 선수와 만나 프랑스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과도 맞서야 했다. 그런데도 그는 흔들리지 않고 올림픽 결승에 오르는 ‘강철 멘털’도 보여줬다.
남수현은 “타고난 게 50%, 나머지는 이미지 트레이닝 등 각자의 노력이 50%인 거 같다”면서 “이제는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만 있고 싶다. 정말 푹 쉬고 싶다”며 고됐던 파리 올림픽 여정을 마치는 소감을 전했다.
김명석 기자 clear@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