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데나스는 지난달 26일 대구 KT 위즈전에서 스윙 도중 왼쪽 허리 통증을 느끼고 교체됐다. 이후 카데나스는 일주일 넘게 전열에 복귀하지 못했다. 병원 검진 결과 큰 이상은 없었다. 하지만 카데나스 본인이 부상 우려와 불편감이 남아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그를 1군 엔트리에서 빼지 않았다. 2~4일 대구 SSG 랜더스 3연전 복귀를 목표로 회복 훈련에 집중하게 했다. 직전에 있었던 잠실 원정 3연전도 빠지고 대구에 남아 쉬게 했지만 차도는 없었다. 결국 박진만 감독이 "(복귀 예상 날짜는) 카데나스 본인에게 물어보라"고 불편한 기색까지 드러낸 상황이다.
박진만 감독의 분노엔 이유가 있다. 카데나스 조기 복귀만 생각하고 한 자리를 채워둔 탓에 삼성은 다른 팀보다 한 명 부족한 상황에서 경기를 치렀다. 그렇게 열흘이 지났다. 회복이 늦어질 줄 알았다면 말소를 시켜 다른 선수로 대체했으면 됐지만, 엔트리 한 자리만 허무하게 소비한 채 야수들의 체력만 소모했다. 선수를 운용해야 하는 감독으로선 답답할 노릇이었다.
삼성 카데나스. 삼성 제공
이런저런 정황에 꾀병 의심 및 교체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 하지만 삼성은 카데나스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외국인 교체 마감시한인 8월 15일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다. 더군다나 카데나스가 부상 전 보여준 임팩트가 너무 강렬해서 그가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삼성 내부에서도 태업으로 보진 않는다. 꾀병이라고 하기에도 옵션 금액이 큰 편이라(10만 달러) 확언하기 어렵다.
카데나스는 지난 7월 올스타 브레이크 도중 삼성에 새롭게 합류한 외국인 타자다. 기존 외국인 타자였던 데이비드 맥키넌이 72경기 4홈런에 그치면서 실망을 안겼고, 교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삼성은 올 시즌 트리플A에서 20개의 홈런을 때려낸 카데나스를 품었다.
삼성 카데나스. 삼성 제공
카데나스는 삼성 유니폼을 입자마자 기대에 부응했다. 데뷔 두 번째 경기 만에 140m 대형 홈런을 쏘아 올리더니, 이튿날엔 끝내기 홈런을 작렬하면서 삼성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현재 6경기에서 장타율 0.696을 기록 중이다. 그동안 외국인 타자의 장타 갈증에 시달렸던 삼성으로선 카데나스의 활약은 반가울 따름이다.
하지만 아무리 잘해도 경기에 나오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감독이 "결단이 필요하다"라고까지 말한 상황. 카데나스가 꾀병 의심을 지우고 전열에 복귀, 박 감독의 결단을 돌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