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 점퍼 우상혁(28·용인시청)이 2024 파리 올림픽 높이뛰기 결선에 진출했다. 한국 선수가 육상 트랙&필드 결선에 2회 연속 오른 건 처음이다. 우상혁은 “예선도 결승같이, 결승도 결승 같이 뛰자는 마음으로 왔다”며 “파이널에서 최고 높은 데로 올라가 볼 생각”이라고 자신했다.
우상혁은 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서 2m27의 기록과 함께 공동 3위로 예선을 통과했다. 결선에는 우상혁을 포함해 총 12명이 출전한다. 한국시간으로 오는 11일 오전 2시 결승이 열린다.
우상혁은 2m15와 2m20, 2m24를 모두 1차 시기 만에 가볍게 넘었다. 2m27은 1차 시기에서는 실패했지만 2차 시기에선 넘었다. 2m24에 이어 2m27에서 예선에 참가한 선수들이 줄줄이 탈락하면서 일찌감치 결선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 선수가 트랙&필드 종목에서 올림픽 2회 연속 결선에 오른 건 우상혁이 사상 처음이다. 우상혁은 지난 2016 리우 올림픽에선 예선에서 탈락했지만,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결선에 오른 뒤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예선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우상혁의 표정은 한없이 밝았다. 가볍게 예선을 통과할 만큼 컨디션이 좋고, 그 컨디션이 자연스레 자신감 넘치는 표정과 목소리로 이어졌다. 우상혁은 “준비한 것만큼 후회 없이 예선을 뛰었다. 3년 동안 준비한 거 후회 없이 잘 마무리해서 진짜 너무 좋고 감격스럽다”며 “오늘만 조금 잘 즐기고, 내일부터 잘 휴식을 취해서 파이널에서 최고 높은 데로 올라가 볼 것”이라고 했다.
우상혁은 특히 이날 처음 밟아본 트랙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파리에 온 지 4주째인데, 트랙은 오늘 처음 밟아봤다. 밟자마자 감독님과 눈을 맞추고는 첫마디가 ‘오늘 무조건 좋을 거 같다, 너한테 딱 잘 맞는 트랙이니 준비한 거 의심하지 말고 후회 없이 뛰면 잘 될 거라는 얘기를 계속해주셨다. 오늘 딱 뛰어보니까 진짜 점프 느낌이 좋았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우상혁은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컨디션이 오르락내리락했지만 그게 다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만을 위해 준비했다. 잘 뛰었으니 이제 그런 의심은 없는 걸로 하고 파이널만 기대해야 한다”며 “오늘은 점프가 다 좋았다. 하지만 제일 높은 점프는 파이널에서 해야 한다. 오늘은 생각보다 가볍게 통과한 예선전이었다”고 돌아봤다.
우상혁은 “여기에 오기 전에 퐁텐블로의 팀코리아 파리 플랫폼에서 훈련을 한 게 너무 잘 맞아떨어졌다. 거기서도 내내 감독님과 '여기 오길 정말 잘했다'고 말했다”며 “이제 파이널에 갔으니 잘 휴식하고 파이널에서 제대로 뛰어보겠다. 파이널에서는 이왕 하는 거 꼭대기까지 올라가고 싶다. 애국가 한 번 들어보고 싶다”며 금메달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우상혁은 현역 최고 점퍼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 해미시 커(뉴질랜드), 잔마르코 템베리(이탈리아) 등과 함께 메달권 경쟁을 펼친다. 우승 후보로 꼽혔던 저본 해리슨(미국)이 예선에서 탈락한 건 우상혁의 메달 경쟁 레이스에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