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배드민턴협회(협회)와 진실 공방을 벌이는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2·삼성생명)이 "제 생각과 입장은 올림픽 경기가 끝나고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안세영은 8일 오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제 이야기로 많은 분들을 놀라게 해드려 마음이 매우 무겁습니다"며 "제 생각과 입장은 올림픽 경기가 끝나고 모든 선수들이 충분히 축하를 받은 후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안세영은 지난 5일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허빙자오를 2-0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획득한 직후 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대한배드민턴협회(협회)의 선수 관리·운영 방침을 비판하며 대표팀과 결별을 선언하는 폭탄 발언을 했다. 6일 프랑스 파리 코리아하우스에서 진행된 배드민턴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불참했다. 안세영은 출국장에서 "나한테는 '기다려라. 아무 말도 하지 말라'라고 했다. 나도 아무것도 모르겠다"라고 반박했다. 반면 7일 오전 귀국한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은 "그런 적 없다. 나도 (안세영이) 안 나온 게 좀 의아스러웠다"라고 말했다.
양측의 주장이 대립하며 진실 공방으로 흐른 상황. 7일 귀국 현장에는 수 많은 취재진이 모였으나 안세영은 도망치듯 현장을 빠져나가 대기하고 있던 '삼성생명 배드민턴단' 버스에 탑승했다. 귀국길에 오르기 전 관련 논란에 대해 "한국에서 모든 걸 얘기하겠다"라고 했던 안세영은 귀국장에선 "저는 정말 (협회와) 싸우려는 의도가 아니었다. 운동에 전념하고 싶은 마음을 호소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안세영은 8일 SNS에 "어제 공항까지 걸음 하셨던 기자분들과 제 입장을 기다리고 계신 많은 분들께도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밝혔다.
협회는 7일 안세영의 귀국 기자회견 1시간 뒤 보도자료를 통해 논란이 된 부분을 조목조목 해명했다. 무리하게 국제대회 참가를 지시하지 않았고, 안세영이 큰 도움을 받았다는 한수정 트레이너가 파리에 함께 가지 못한 사유도 전했다. 국가대표 지도자들의 확인서도 첨부했다. 자칫 금메달리스트와 협회가 정면충돌하는, '진실 게임'으로 번질 조짐이다.
대회 종료 후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로 한 안세영은 "수많은 노력 끝에 올림픽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가장 죄송합니다. 저의 발언으로 인해 축하와 영광을 마음껏 누리셔야 할 순간들이 해일처럼 모든 것을 덮어 버리게 됐습니다. 선수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라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