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전현무는 전직 아나운서 출신이다. 아나운서답게 각종 분야 방송에 능통하고 예능에서 두각을 드러냈지만, 스포츠와 인연은 많지 않은 편이었다. 그랬던 전현무가 파리 올림픽에선 돌연 캐스터로 나섰다. 박혜정과의 인연 때문이다.
한국 역도 국가대표 박혜정은 1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6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역도 여자 81㎏ 이상급 경기에서 인상 131㎏, 용상 168㎏, 합계 299㎏을 들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날 박혜정의 경기는 전국으로 중계됐다. 이번 대회 한국 대표팀의 마지막 경기인 만큼 지상파 3사가 모두 박혜정의 경기에 주목했다. 인상과 합계에서 한국 신기록까지 세우며 박혜정은 이름값을 다 하고 이번 대회의 마침표를 찍었다.
그런데 3사 중 KBS에서 캐스터 역할을 맡기로 한 이가 바로 전현무다. 그는 이날 경기 중계를 위해 사우스 파리 아레나를 찾아 이배영 전 대표팀 코치와 함께 현지 중계를 맡았다. 평소 빡빡한 일정 소화로 유명한 그였지만, 박혜정에게 힘이 되어주기 위해 중계를 맡았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찾은 전현무는 다시 한 번 박혜정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박혜정도 "전현무 '삼촌'"이라고 부르면서 "오늘 현지 중계를 맡아주셨다. 역도가 비인기 종목인데도 맡았다. 정말 감사하다"며 "오늘 KBS뿐 아니라, 다른 지상파에서도 역도 중계를 했다고 들었다. 윤진희 선배, 이배영 코치님 등 해설을 해주신 선배들께도 감사하다. 역도에 많은 관심 보내달라"고 기뻐했다.
박혜정의 방송 출연으로 인연을 맺게 된 전현무는 평소 박혜정과 자주 연락을 나누며 큰 힘을 불어넣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말 그대로 '삼촌'과 같은 존재다.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전현무는 "전문적이지 않은 내가 처음으로 스포츠 캐스터에 도전했다 보니 많이 긴장했다. 그런데 경기에 몰입해서 나도 모르게 박혜정 선수의 가족이 돼 중계하고 있더라"고 '삼촌'다운 모습을 보였다.
그야말로 박혜정 한 사람을 위해 파리행 비행기를 탔던 셈이다. 전현무는 "바로 '나 혼자 산다' 촬영을 위해 귀국해야 한다"고 바삐 움직였다. 전현무는 이어 "박혜정 선수가 좋은 결과를 내줘서 기쁘다.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열심히 준비해서 더 좋은 중계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박혜정의 눈은 이미 LA를 향한다. 역도 인생 목표로 첫 번째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고, 두 번째 대회에서 금메달을 수확하겠다고 한 그는 이번 대회로 일단 첫 단계를 밟았다. 박혜정은 "더 성장해서 LA에서는 금메달로 국위선양 하고 싶다. 그때도 역도 경기가 한국에 생중계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에 전현무도 "LA에서도 박혜정 선수 경기를 중계하고 싶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