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만에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33회 하계 올림픽이 17일간의 뜨거운 열전을 마치고 12일(한국시간) 막을 내렸다.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13개·은메달 9개·동메달 10개로 종합 8위에 올랐다. 역대 최저 성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 선수들은 보란 듯이 반전 드라마로 답했다.
대회 전부터 한국 선수단을 향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48년 만에 가장 적은 선수단(144명)이 파리로 향한 데다 확실하게 금메달을 자신할 종목도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세대교체가 진행 중인 종목들도 있어 역대 최악의 성적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금메달 6개로 종합 16위까지 떨어졌던 지난 2020 도쿄 올림픽보다도 성적이 더 좋지 않을 거라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정작 대회 개막 후 한국 선수단의 반전 드라마가 연일 이어졌다. 금메달은 무려 13개로 2008 베이징 올림픽과 2012 런던 올림픽에 이어 역대 최다 타이기록을 세웠다. 전체 메달 수도 32개로 1988 서울 올림픽(33개)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금메달 5개, 종합 15위를 목표로 제시한 대한체육회에 대한 선수들의 답이었다.
메달이 다양하게 나왔다. 우선 금메달은 양궁에서만 무려 5개(금5·은1·동1)가 쏟아졌다. 사격과 펜싱에서도 각각 3개와 2개의 금메달이 쏟아지며 이른바 ‘칼·총·활’이 반전 드라마의 서막을 올렸다. 여기에 배드민턴(1개)과 태권도(2개) 종목에서도 잇따라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마지막 단 1개의 금메달이 끝내 나오지 않으면서 역대 최다 금메달 신기록을 세우진 못했으나 역대 최다 금메달만으로도 값진 대회가 됐다.
금메달 종목뿐만 아니었다. 금메달 종목인 양궁에선 은메달과 동메달 1개씩, 사격에선 은메달만 3개, 펜싱에서도 은메달 1개가 나왔다. 태권도도 동메달 1개, 배드민턴에서는 은메달 1개를 더했다. 여기에 유도에서 은메달 2개와 동메달 3개, 역도에서 은메달 1개가 각각 나왔다. 탁구에선 동메달 2개, 수영·복싱·근대5종에서 동메달 1개씩 나왔다. 11개 종목에서 메달이 나온 건 지난 2020 도쿄 올림픽 당시 8개 종목과 비교하면 더욱 반가운 일이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결산 기자회견에서 “48년 만에 선수단 규모가 가장 작았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투혼을 발휘해 역대 최고에 가까운 성적을 냈다”며 “국민들의 많은 성원과 지도자들의 헌신, 엘리트 스포츠 위기 속에 위기감을 가진 체육인들이 꼭 해내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이 성과를 낸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