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국내 투수 평균자책점 1위 싸움의 다크호스는 LG 트윈스 5선발 손주영(26)이다.
왼손 투수 손주영은 지난 12일 기준 8승 6패 평균자책점 3.67을 기록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리그 전체 6위. 국내 투수로만 한정하면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3.62)에 근소하게 뒤진 2위에 올라 있다. 특히 같은 왼손 투수인 양현종(KIA 타이거즈·3.75) 류현진(한화 이글스·4.28) 김광현(SSG 랜더스·5.38) 등 내로라하는 대선배들에 앞서 있다.
손주영은 최근 투구 이닝이 늘어나 규정 이닝 달성을 노려 볼 수 있다. 6월까지 경기당 평균 4와 3분의 2이닝을 던진 손주영은 7월 이후엔 5와 3분의 1이닝으로 늘렸다.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비율도 6월까지 25%(16회 중 4회)에 그쳤으나, 7월 이후 80%(5회 중 4회)로 올랐다.
4사구를 줄인 덕분이다. 6월까지 경기당 평균 4.16개의 볼넷을 내줘는데, 7월 이후에는 1.93개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지난달 21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데뷔 첫 무4사구 투구로 개인 최다인 7이닝을 소화했다. 다음 등판이던 31일 두산 베어스전(6이닝)에서 2경기 연속 무4사구 투구를 했다. 6월까지는 등판을 마친 후에도 규정이닝에 2~3이닝이 부족했지만 7월부터 평균 투구 이닝이 늘어났다.
손주영은 올 시즌 5이닝 이하 투구 경기에선 48과 3분의 1이닝 동안 4사구 35개를 내줬으나, 5이닝을 초과한 등판에선 59와 3분의 2이닝 동안 4사구가 16개로 적다.
손주영은 "전반기에는 평균 구속 146~147㎞(시속)이 나왔는데, 팔이 계속 밀렸다. 볼넷이 많았다"면서 "감독님께서 평균 144~145㎞만 던져도 (왼손 투수에 공을 감추고 나와 던지는 디셉션이 좋아) 3㎞ 정도 더 빠르게 보인다고 너무 전력으로 던지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다. 그게 제구력 보완으로 잘 이어졌다"고 흡족해했다.
염경엽 감독은 "손주영이 앞으로 한국 야구 대표팀의 좌완 마운드를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로 데뷔 후 7년 동안 2승 6패 평균자책점 6.99에 그친 5선발 투수가 기대 이상으로 잘 던지니 흡족하다. 손주영은 임찬규, 최원태를 제치고 팀 내 국내 투수 다승, 평균자책점, 투구 이닝 모두 1위다.
손주영은 "100이닝 돌파가 목표였다. 풀 타임 첫 선발이어서 규정이닝이나 국내 투수 ERA 1위는 욕심부리지 않는다"고 말했으나, 우려와 달리 여름철 페이스가 더 뛰어나다. 그는 "개막 전보다 체중이 2㎏ 늘어 100㎏이다. 캐치볼을 줄이고 휴식도 충분히 취하면서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