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타석부터 호쾌하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대기록이 나오는 걸까, 고척스카이돔을 가득 메운 1만6000명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홈런은 아니었다. 폴대 바깥을 아슬아슬하게 빗겨 나간 '파울 홈런'이었다. 김도영은 이후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하지만 5회 세 번째 타석에선 달랐다. 초구부터 강하게 방망이를 휘두른 김도영은 키움 히어로즈 선발 헤이수스의 148km/h 직구를 받아쳐 퍼올렸다. 김도영의 타구는 고척돔 천장을 반으로 가르며 날아갔다. 중견수 이주형이 끝까지 쫓아갔지만 글러브에 닿지 못했다. 홈런. 김도영의 시즌 30홈런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비거리는 130m가 나왔다.
KIA 내야수 김도영은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원정 경기에 3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해 시즌 30번째 홈런을 쏘아 올렸다. 시즌 33도루를 기록 중인 김도영은 이 홈런으로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KBO리그 역대 9번째 기록이다. 타이거즈 선수로는 1997년 이종범과 1999년 홍현우에 이은 세 번째 기록이다.
김도영은 KBO리그 역대 최연소 30-30 가입자가 됐다. 20세 10개월 13일의 나이로 111경기만에 30-30클럽에 가입한 김도영은 박재홍의 22세 11개월 27일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웠다. 또 에릭 테임즈(전 NC 다이노스)의 종전 최소경기 기록인 112경기를 동시에 갈아 치웠다.
한편, 김도영의 30-30클럽 공은 한 20대 KIA팬이 잡았다. KIA 구단 관계자가 찾아가자 흔쾌히 넘겨주며 '사인볼' 하나만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구단은 김도영의 사인볼과 사인배트, 그리고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스카이박스 가족권을 함께 선물해 감사를 표할 예정이다.
KIA는 김도영의 2점 홈런으로 5-1까지 달아난 뒤, 7회 3점, 8회 4점을 추가하면서 쐐기를 박았다. 12-1로 승리한 KIA는 전날 패배를 설욕하면서 고척 키움 3연전을 우세 시리즈(3연전 중 2승 이상)로 마무리했다.